"800만원 넘는데…" 결혼식 갔다오더니 샤넬백 사달라는 아내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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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내에게 800만원이 넘는 샤넬 백을 사줘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직장인 남편의 사연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와이프 친구 결혼식에 다녀온 후 와이프가 의기소침해졌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13일 기준 1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직장인들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본인을 대기업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와이프는 현재 전업주부로 거의 독박 육아(혼자만 하는 육아) 중인데, 아이 보느라 바빠서 피부 관리나 옷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이번에 와이프가 친구 결혼식을 다녀왔는데 경조사 때 늘 입던 옷을 입고 다녀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문제는 와이프가 결혼식을 다녀와 다른 친구들과 자신을 많이 비교하고 있다"며 "와이프가 미대 출신이라 주위 친구들이 잘사는 편인데, 결혼식에서 열등의식을 느끼고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친구들은 샤넬, 롤렉스를 들고 오거나 피부관리도 받고 왔는데 본인만 찌들어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며 "가방이나 액세서리가 없는 모습이 초라해 보였던 것 같다. 그날 이후 평소에 하지 않던 명품을 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부부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적당한 대출을 얻어 서울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경제적 상황"이라며 "와이프에게 '일단 아파트부터 사고 친구들을 초대해보면 기분이 달라질 거다'라고 설득했음에도 와이프의 기분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결국 A씨는 두손 두발을 들고 아내에게 명품백을 하나 사주겠다고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아보니 샤넬이 기본 800만원이 넘어가더라"라며 "지금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와이프 기분을 풀어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샤넬을 사주는 것이 맞느냐, 요즘 정말 다 가지고 다니냐"고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현재 이들 부부의 '샤넬 백 구매 여부'를 두고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누리꾼들 사이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결혼할 때나 애 낳으면 하나 정도 사주는 사회 분위기인데 하나 정도는 사줘라", "와이프가 행복해하는 모습 보면 '진작 하나 사줄걸'이라는 생각 들 것", "아내가 물질적인 것으로 자존감을 채우고 싶은 시기 같다" 등 A씨의 아내에게 공감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한국이 1인당 명품 소비금액이 제일 큰데, 고민하는 상황에서 명품을 사는 건 사치", "타인과의 비교는 자신을 갉아먹는 일", "명품 가방 들고 다니는 게 당연한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뿐일 것"이라는 등 비판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의 명품 판매 규모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168억달러(약 20조8000억원)로 세계 1위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1인당 지출로 환산하면 한국은 325달러(약 40만원)로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 등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모건스탠리는 이 보고서에서 "외모와 재정적 성공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보다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한국의 명품 수요는 구매력 향상과 함께 사회적 지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욕구에 의해 주도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와이프 친구 결혼식에 다녀온 후 와이프가 의기소침해졌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13일 기준 1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직장인들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본인을 대기업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와이프는 현재 전업주부로 거의 독박 육아(혼자만 하는 육아) 중인데, 아이 보느라 바빠서 피부 관리나 옷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이번에 와이프가 친구 결혼식을 다녀왔는데 경조사 때 늘 입던 옷을 입고 다녀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문제는 와이프가 결혼식을 다녀와 다른 친구들과 자신을 많이 비교하고 있다"며 "와이프가 미대 출신이라 주위 친구들이 잘사는 편인데, 결혼식에서 열등의식을 느끼고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친구들은 샤넬, 롤렉스를 들고 오거나 피부관리도 받고 왔는데 본인만 찌들어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며 "가방이나 액세서리가 없는 모습이 초라해 보였던 것 같다. 그날 이후 평소에 하지 않던 명품을 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부부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적당한 대출을 얻어 서울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경제적 상황"이라며 "와이프에게 '일단 아파트부터 사고 친구들을 초대해보면 기분이 달라질 거다'라고 설득했음에도 와이프의 기분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결국 A씨는 두손 두발을 들고 아내에게 명품백을 하나 사주겠다고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아보니 샤넬이 기본 800만원이 넘어가더라"라며 "지금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와이프 기분을 풀어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샤넬을 사주는 것이 맞느냐, 요즘 정말 다 가지고 다니냐"고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현재 이들 부부의 '샤넬 백 구매 여부'를 두고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누리꾼들 사이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결혼할 때나 애 낳으면 하나 정도 사주는 사회 분위기인데 하나 정도는 사줘라", "와이프가 행복해하는 모습 보면 '진작 하나 사줄걸'이라는 생각 들 것", "아내가 물질적인 것으로 자존감을 채우고 싶은 시기 같다" 등 A씨의 아내에게 공감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한국이 1인당 명품 소비금액이 제일 큰데, 고민하는 상황에서 명품을 사는 건 사치", "타인과의 비교는 자신을 갉아먹는 일", "명품 가방 들고 다니는 게 당연한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뿐일 것"이라는 등 비판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의 명품 판매 규모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168억달러(약 20조8000억원)로 세계 1위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1인당 지출로 환산하면 한국은 325달러(약 40만원)로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 등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모건스탠리는 이 보고서에서 "외모와 재정적 성공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보다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한국의 명품 수요는 구매력 향상과 함께 사회적 지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욕구에 의해 주도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