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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카카오게임즈와 영업익 비슷하지만…시총 3분의 1 수준
더블유게임즈 작년 영업익 1800억, 현금성자산만 4800억
죄악주 투자 리스크 살펴보니…규제, 소송 등 우려




게임주들의 이익이 급감하는 업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는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더블유게임즈입니다. 작년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만 1800억원을 넘는데, 영업이익률도 30%에 달하죠. 그에 반해 시가총액은 8700억원대입니다. 이는 비슷한 수준의 영업익을 내는 카카오게임즈(시총 약 3조8000억원)와 비교했을 때 시총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더블유게임즈의 재무 건전성은 어떨까요, 최근 금리 인상기에 알짜 종목이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더블유게임즈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4800억원을 넘었으며, 부채비율이 30%가 채 되지 않습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게임즈의 부채비율(82%)보다도 낮습니다. 그럼에도 시가총액은 1조원이 넘지를 못합니다. 이번 종목 집중탐구에선 더블유게임즈에 대한 투자 포인트를 살펴봤습니다.

더블유게임즈, 기업가치 디스카운트 요인은?

더블유게임즈는 소셜카지노 게임사입니다. 소셜카지노 게임은 다른 장르에 비해 게임사에 안정적인 고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작비 부담이 덜하고 이용자의 충성도도 높기 때문이죠. 실제로 더블유게임즈는 소셜카지노 게임 사업을 바탕으로 매년 현금성 자산이 쌓이고 있죠. 2016년 말 153억원 수준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2017년 24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작년 3분기 말 4800억원을 넘어섰죠.

이 기간 실적도 대폭 개선됩니다.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56억원, 488억원에 불과했으나 다음 해인 2017년에는 3193억원의 매출액과 8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됩니다. 작년에는 6172억원의 매출액과 183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합니다. 2017년 실적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 넘게 늘어난 것이죠.
[마켓PRO] 더블유게임즈 알고보면 알짜株?…경기침체기 주목 받는 이유
더블유게임즈 주가는 2021년 당시 코로나 특수로 장중 8만6400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4만7000원대에 거래 중입니다.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게임특수'를 누렸으나, 전염병이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향후 실적이 암울하다는 전망에 영향을 받았죠. 실제로 2019부터 작년까지 매출액을 살펴보면, 5138억원→6581억원→6240억원→6172억원으로 집계됩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546억원→1941억원→1903억원→1838억원을 기록하게 됩니다.

시장 전망처럼 실적이 빠지기는 했으나 큰 변동성을 나타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와중에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어났죠. 일각에선 소셜카지노 업체로서 받고 있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디스카운트가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최근 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열풍이 불면서 술·담배·도박 등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장 기업을 뜻하는 ‘죄악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죠.

'죄악주' 더블유게임즈, 경기 침체기에 뜬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선 더블유게임즈를 눈여겨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장 섹터에 속한 죄악주가 가치주로 순환하는 과정에서 수혜가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죠. 더블유게임즈의 최근 몇 년간 매출액만 살펴봐도 카지노게임 산업이 성장세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더블유게임즈처럼 죄악주에 속하는 종목들은 약세장을 잘 버텨내는 종목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경기 침체기가 오히려 죄악주를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만든다고 분석도 나오죠.

한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불확실할 때 더블유게임즈 같은 실적이 나오는 죄악주가 더 잘 견디는 편"이라며 "경기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카지노게임 이용하기에 대부분의 다른 산업에 비해 예측이 쉬운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죄악주가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낮아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다른 주식에 비해 상승 여력이 크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더블유게임즈가 코스피 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주로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국내 투자자들에겐 인지도가 낮은 편입니다.
[마켓PRO] 더블유게임즈 알고보면 알짜株?…경기침체기 주목 받는 이유
더블유게임즈가 시장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넘치는 현금성 자산에 있습니다. 4800억원이 넘는 현금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 등 투자 활동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나아가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스피닝 인 스페이스'와 P2E(돈 버는 게임) 스킬 게임 '더블다운 캐시 빙고', '더블다운 캐시 솔리테어'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서구권 국가에서 정식 서비스되고 있는 P2E 스킬 게임은 게임에 승리한 사람이 베팅한 돈을 가져가는 일종의 내기 게임입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더블유게임즈에 대해 실적뿐 아니라 온라인 카지노, 캐쥬얼 게임 등 신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있어 이벤트 모멘텀까지 갖췄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추가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면서 소셜 카지노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확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중에는 스피닝인스페이스(캐주얼 어드벤처 슬롯 게임)의 글로벌 론칭, 상반기 중으로는 더블유카지노2.0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투자할 때 '이것' 조심해야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더블유게임즈에 대한 디스카운트 요인이 있는 것만큼 투자 위험도 역시 높은 편이라고 지적합니다. 더블유게임즈와 같은 죄악주를 투자할 때는 잠재적인 규제나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하라는 것.

앞서 더블유게임즈는 핵심 자회사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의 소송 리스크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소셜카지노 게임 내 가상 칩을 구매해 게임을 즐겼으나 모두 잃자 워싱턴 주에 해당 게임이 불법도박이라며 소를 건 것이죠. 통상 소셜카지노 내 가상 칩은 현실에서는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현금으로 살 수는 있지만 다시 현금화할 수 없기 때문이죠. 소셜카지노가 불법도박으로 분류되지 않고 사업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2018년 미국 워싱턴 주가 가상 칩을 현실에서도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에 더블유게임즈는 DDI 집단 소송전을 끌어가기보다 합의금 2000억원을 주고 리스크를 해소하는 쪽을 택했죠. 이 과정에서 작년 소송 합의 관련 충당금을 영업외비용(총 1800억원)으로 인식하기도 했죠.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데, 작년 연말에는 죄악주에 투자하는 새로운 ETF가 미국 증시에 등장하기도 했다"면서 "다만 죄악주의 경우 더블유게임즈처럼 집단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 예상치 못한 큰 비용이 발생하며, 또 ESG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죄악주 투자를 철회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켓PRO] 더블유게임즈 알고보면 알짜株?…경기침체기 주목 받는 이유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