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반겼던 SM 직원들…"단 하이브보다는 카카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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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인수전에 뛰어들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팝 공룡이 탄생한다는 기대감도 있는 반면, 거대 양사의 결합이 시장의 긍정적 경쟁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M 내부에서는 독립성 유지를 걱정하며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 10일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고, SM 소액 주주들이 보유한 보통주 지분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전 총괄·하이브 연합이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 등 현 경영진과 카카오, 얼라인파트너스에 맞서는 구도가 됐다.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다음 달 말 진행되는 SM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통한 경영진 후보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M 새 이사진 후보로 과거 SM에서 근무하며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등의 비주얼 디렉팅을 담당했던 민희진 현 어도어 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SM 내부에선 하이브의 지분 인수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임직원들이 현 경영진과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것.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SM 라운지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 직원들의 생각을 묻는 투표가 진행됐다. 총 223명의 직원이 참여한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이성수·탁영준+카카오' 86%(191표), '이수만+하이브' 15%(33표)의 결과가 나왔다.
한 직원은 "하이브에 인수당하면 그냥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로 전락하는 거고, 카카오에 인수당하면 그래도 업계 2위 자리를 지키며 앞으로 'SM 3.0'으로 뭔가를 또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이제 독립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 주체로서 보여지는 시선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허망한 감정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성수·탁영준+SM 직원들'이라는 보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SM 내부에서는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가 새로운 비전으로 'SM 3.0 시대'를 선언했을 당시만 해도 의기투합해 변화에 앞장서자는 의견이 많았다. 배우 겸 가수 김민종이 이 총괄의 퇴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전 직원들에게 보냈을 때도 이들은 오히려 변화를 외치며 그를 비판했던 바다.
하지만 하이브의 인수 발표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아이돌 1세대부터 K팝 시장을 주도하며 쌓아온 SM만의 고유성이 사라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카카오와의 관계는 협력으로 보았지만, 업계 최대 경쟁자였던 하이브와의 관계에서는 독립성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SM은 음악 및 사업 전반에 세계관을 도입해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SM의 음악에 피가 반응한다는 '핑크 블러드'를 비롯해 세계관을 펼쳐내는 공간을 뜻하는 '광야' 등의 개념을 만들어냈고, '패밀리십'이 돈독한 기획사로서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팬들 또한 소속감을 느끼는 회사였다. 음악, 비주얼, 팬 소통 등 감성 중심의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사업인 만큼 이러한 요소는 강점으로 여겨졌다. 단기간에 여러 기획사를 인수 합병하며 몸집을 불린 하이브가 갖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다.
팬들 또한 같은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본질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하이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SM을 박차고 나왔던 민 대표를 새 이사진 후보로 염두에 뒀다는 점도 강력한 변화에 방점을 둔 선택일 수 있다. 7년째 SM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있다는 한 팬은 "소속사가 지닌 색깔과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데 갑작스러운 경영권 싸움에 그간의 장점까지 부정당하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앞서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 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면서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이 총괄과 관련해 "향후 3년 간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본 주식매매계약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수가 제한되므로 지속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한다거나 프로듀서로 SM에 복귀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지난 10일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고, SM 소액 주주들이 보유한 보통주 지분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전 총괄·하이브 연합이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 등 현 경영진과 카카오, 얼라인파트너스에 맞서는 구도가 됐다.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다음 달 말 진행되는 SM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통한 경영진 후보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M 새 이사진 후보로 과거 SM에서 근무하며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등의 비주얼 디렉팅을 담당했던 민희진 현 어도어 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SM 내부에선 하이브의 지분 인수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임직원들이 현 경영진과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것.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SM 라운지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 직원들의 생각을 묻는 투표가 진행됐다. 총 223명의 직원이 참여한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이성수·탁영준+카카오' 86%(191표), '이수만+하이브' 15%(33표)의 결과가 나왔다.
한 직원은 "하이브에 인수당하면 그냥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로 전락하는 거고, 카카오에 인수당하면 그래도 업계 2위 자리를 지키며 앞으로 'SM 3.0'으로 뭔가를 또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이제 독립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 주체로서 보여지는 시선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허망한 감정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성수·탁영준+SM 직원들'이라는 보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SM 내부에서는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가 새로운 비전으로 'SM 3.0 시대'를 선언했을 당시만 해도 의기투합해 변화에 앞장서자는 의견이 많았다. 배우 겸 가수 김민종이 이 총괄의 퇴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전 직원들에게 보냈을 때도 이들은 오히려 변화를 외치며 그를 비판했던 바다.
하지만 하이브의 인수 발표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아이돌 1세대부터 K팝 시장을 주도하며 쌓아온 SM만의 고유성이 사라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카카오와의 관계는 협력으로 보았지만, 업계 최대 경쟁자였던 하이브와의 관계에서는 독립성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SM은 음악 및 사업 전반에 세계관을 도입해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SM의 음악에 피가 반응한다는 '핑크 블러드'를 비롯해 세계관을 펼쳐내는 공간을 뜻하는 '광야' 등의 개념을 만들어냈고, '패밀리십'이 돈독한 기획사로서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팬들 또한 소속감을 느끼는 회사였다. 음악, 비주얼, 팬 소통 등 감성 중심의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사업인 만큼 이러한 요소는 강점으로 여겨졌다. 단기간에 여러 기획사를 인수 합병하며 몸집을 불린 하이브가 갖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다.
팬들 또한 같은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본질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하이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SM을 박차고 나왔던 민 대표를 새 이사진 후보로 염두에 뒀다는 점도 강력한 변화에 방점을 둔 선택일 수 있다. 7년째 SM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있다는 한 팬은 "소속사가 지닌 색깔과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데 갑작스러운 경영권 싸움에 그간의 장점까지 부정당하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앞서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 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면서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이 총괄과 관련해 "향후 3년 간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본 주식매매계약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수가 제한되므로 지속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한다거나 프로듀서로 SM에 복귀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