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만에 시문학 종간…발행인 김규화 시인 별세
월간 시문학사 대표이자 ‘시문학’ 발행인인 김규화 시인이 지난 12일 낮 12시50분께 별세했다. 향년 83세. 2020년 남편 문덕수 시인에 이어 김규화 시인마저 세상을 떠나며 부부가 발행해온 52년 역사의 시문학은 2월호(통권 619호)를 끝으로 종간(終刊)한다.

전남 승주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 ‘현대문학’에 ‘죽음의 서장’ ‘무위 ‘무심’이 추천돼 등단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문덕수 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과 결혼했다. 1977년 문 시인이 시문학사를 인수하면서 남편과 함께 결호 없이 시문학을 발행했다. 시문학은 1971년 문덕수 시인 등이 주도해 현대문학 자매지로 창간한 월간 시 전문지다. 1973년 7월호(통권 24호)부터 현대문학에서 독립해 문 시인이 편집인 겸 주간을 맡았으며, 1977년 문 시인이 시문학사를 인수하면서 김 시인이 발행인을 맡았다. 종간호인 2월호에는 김 시인의 유작이 된 ‘순간이 움직인다’와 ‘동학농민운동의 들녘에 피는 꽃’ 등 두 편의 시가 실렸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103호실에 마련됐다. 15일 오전 발인하며 남편이 묻힌 대전국립현충원에 영면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