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미친' 청년들 모여 살더니…몸값 2000억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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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셰어하우스 '광인회관'
서로 돕는 창업가 공간
"테슬라보다 더 큰 회사 만들 것"
90년대생 창업가 8인 함께 살며
아이디어 주고받고 서로 일 도와
후배들 지원하는 선순환 공간
블록체인 개발자 모인 '논스' 등
셰어하우스 창업 커뮤니티 인기
서로 돕는 창업가 공간
"테슬라보다 더 큰 회사 만들 것"
90년대생 창업가 8인 함께 살며
아이디어 주고받고 서로 일 도와
후배들 지원하는 선순환 공간
블록체인 개발자 모인 '논스' 등
셰어하우스 창업 커뮤니티 인기
“일론 머스크보다 성공할 거예요. 웬 ‘미친 소리’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꿈을 꾸는 사람만 여기에 올 수 있죠.”(김진우 라이너 대표)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7분 남짓 걸으면 연남동의 ‘힙’한 맛집 골목 사이에 3층짜리 셰어하우스 건물이 나온다.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만한 좁은 골목, 이곳에 ‘광인회관’이 있다. 미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란 뜻이다. 창업에 미친 8명의 창업가가 먹고, 자고, 생활한다. 대다수가 1990년대생이다.
한국경제신문과 최근 만난 광인회관 멤버들은 “우리는 형제”라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몇 달, 1년을 살고 떠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형제처럼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입주 조건은 ‘창업에 미쳤느냐’다. 김 대표는 “우리는 몇백억원짜리 회사를 세우고 엑시트(투자 회수)해 편한 삶을 누리려는 창업가와는 맞지 않을 것”이라며 “테슬라나 메타보다 더 큰 회사를 만들겠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20대를 보냈다. 또래들이 SNS에서 뜨는 맛집을 찾아갈 때 그는 코딩 한 줄이라도 더 했다. 그러다 창업 7년째에 ‘번아웃’이 왔다. 일만 하다 보니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도 없었다.
이대로 살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토키와 장’에 대해 알게 됐다. 1950~1960년대 일본 만화가들이 한데 모여 지내면서 서로 일을 돕고 아이디어를 주고받던 주택이다. 선배 만화가가 후배를 위해 월세를 대신 내주기도 했다. 아톰을 그린 전설적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를 배출한 곳이다.
광인회관이 처음 문을 열 때 100억원이 채 되지 않았던 멤버들 회사의 기업가치는 이제 2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커졌다. 이들 회사의 직원 수도 25명 수준에서 지금은 14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서비스들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300만 명에 육박한다.
광인회관의 목표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같이 성공한 선배들이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대박’을 쳐서 이곳을 떠나고, 새롭게 들어올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창업가들의 선순환 공간을 만들 것”이라며 “10년 뒤 광인회관은 큰 꿈을 가진 창업가들의 토키와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에도 광인회관과 비슷한 셰어하우스 형태의 커뮤니티 ‘논스’가 있다. 강남구 일대에 5호점까지 생겼다. ‘논숙자’로 불리는 100여 명의 입주자가 생활하고 있다. 창업자, 개발자부터 예술가까지 블록체인에 관심 있는 젊은이가 모였다. 논스 입주를 위해선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거쳐 기존 입주자 동의까지 얻어야 한다. DSRV, 해치랩스 등 유명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이곳을 거쳐 갔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7분 남짓 걸으면 연남동의 ‘힙’한 맛집 골목 사이에 3층짜리 셰어하우스 건물이 나온다. 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만한 좁은 골목, 이곳에 ‘광인회관’이 있다. 미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란 뜻이다. 창업에 미친 8명의 창업가가 먹고, 자고, 생활한다. 대다수가 1990년대생이다.
창업에 푹 빠진 90년대생들
광인회관은 16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한 인공지능(AI) 검색 엔진 플랫폼 라이너의 김진우 대표가 2019년 세웠다. 거주 멤버 8명 외에 함께 살지 않는 광인회 구성원 11명도 있다. 삼성전자 C랩 출신으로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은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의 이세영 대표, 감성 숙소 중개 서비스 ‘하우’를 만든 바카티오의 지현준 대표, 콘텐츠 커머스 업체인 열정에기름붓기의 표시형 대표 등이다.한국경제신문과 최근 만난 광인회관 멤버들은 “우리는 형제”라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몇 달, 1년을 살고 떠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형제처럼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입주 조건은 ‘창업에 미쳤느냐’다. 김 대표는 “우리는 몇백억원짜리 회사를 세우고 엑시트(투자 회수)해 편한 삶을 누리려는 창업가와는 맞지 않을 것”이라며 “테슬라나 메타보다 더 큰 회사를 만들겠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20대를 보냈다. 또래들이 SNS에서 뜨는 맛집을 찾아갈 때 그는 코딩 한 줄이라도 더 했다. 그러다 창업 7년째에 ‘번아웃’이 왔다. 일만 하다 보니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도 없었다.
이대로 살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토키와 장’에 대해 알게 됐다. 1950~1960년대 일본 만화가들이 한데 모여 지내면서 서로 일을 돕고 아이디어를 주고받던 주택이다. 선배 만화가가 후배를 위해 월세를 대신 내주기도 했다. 아톰을 그린 전설적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를 배출한 곳이다.
서로 돕는 창업가의 공간
김 대표는 곧장 한국판 토키와 장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멤버를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창업가들은 그의 밑그림에 공감했다. 다섯 명의 초기 멤버가 모였다. 그들은 셰어하우스에 모여 형제가 됐다. 1997년 애플 광고에 등장한 스티브 잡스의 ‘미친 자들에게 건배를(Here’s to the crazy ones)’이라는 말과 사자성어 ‘불광불급(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에서 착안해 광인회관이란 이름을 붙였다.광인회관이 처음 문을 열 때 100억원이 채 되지 않았던 멤버들 회사의 기업가치는 이제 2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커졌다. 이들 회사의 직원 수도 25명 수준에서 지금은 14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서비스들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300만 명에 육박한다.
광인회관의 목표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같이 성공한 선배들이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대박’을 쳐서 이곳을 떠나고, 새롭게 들어올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창업가들의 선순환 공간을 만들 것”이라며 “10년 뒤 광인회관은 큰 꿈을 가진 창업가들의 토키와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에도 광인회관과 비슷한 셰어하우스 형태의 커뮤니티 ‘논스’가 있다. 강남구 일대에 5호점까지 생겼다. ‘논숙자’로 불리는 100여 명의 입주자가 생활하고 있다. 창업자, 개발자부터 예술가까지 블록체인에 관심 있는 젊은이가 모였다. 논스 입주를 위해선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거쳐 기존 입주자 동의까지 얻어야 한다. DSRV, 해치랩스 등 유명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이곳을 거쳐 갔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