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긴급구호대가 튀르키예 안타키아 지역에서 구조활동 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가 튀르키예 안타키아 지역에서 구조활동 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이 덮친 지 7일째 사망자 수가 3만 3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생존자들에게 필요한 물과 식량, 연료 등을 구하지 못해 2차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전 세계에서 도움을 향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일본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종이학 접어 보내기’ 운동을 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끈다.

13일(현지시각) 일본 뉴스 프로그램 아베마 프라임은 최근 튀르키예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며 "상황에 따라 물품을 보내야 할 때가 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 1000마리의 종이학은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빵과 물도 없는 지금 이 시기에 1000마리 종이학은 처치 곤란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지진·폭우 피해지역에 종이학을 접어 보내는 일이 많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일본인들은 대사관에 종이학을 접어 보내기도 했다. 1000마리의 종이학이 행운을 가져다주고 아픈 사람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소망했기 때문. 시부야구 카케즈카 초등학교에서 접은 8888마리의 종이학은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튀르키예 구호품 포장하는 아시아문화연구원, 앙카라학원 기념사업회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튀르키예 구호품 포장하는 아시아문화연구원, 앙카라학원 기념사업회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긴급한 물자 필요 상황에까지 종이학을 보내 처치가 곤란하게 한다는 비난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동일본지진피해 경험자인 일본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완전히 자기만족에 불과한 물건”이라며 “먹을 수도 없고 돈으로 바꿀 수도 없고 처치곤란”이라며 일침하기도 했다.

한편, 주한튀르키예 대사관도 SNS를 통해 “구호 물품들 중 중고 물품은 받지 않는다”라고 공지했다. 강진으로 보건 의료 체계까지 무너진 상황에서 중고물품으로 인해 위생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라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