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정치 현실 자성하면서도 조목조목 민주당 비판
"이재명 혐의, 국회위신 떨어뜨려"…"물증있나?" vs "거슬려도 들어라"
주호영 "정치 4류" 참회…野엔 "내로남불·민주주의 붕괴" 맹공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4일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타협과 협치의 의회정치 복원을 강조했다.

여소야대 국회 지형으로 인해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을 국민의힘이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데 애로사항을 겪어온 만큼, 여야 모두에게 극한의 대치를 풀고 국정 운영에 협조해달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설 초반부엔 '자괴감'과 '두려움'이 든다고 토로한 뒤 '참회록'을 쓰는 자세로 현재 국회의 모습을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 국회가 그 어느 때보다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이십여 년 전 어느 대기업 회장이 한국 정치는 4류라고 하여 큰 파문이 인 적이 있었지만 여전히 4류임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민주당을 향해서는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명 대표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내로남불" "민주주의 붕괴"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을 강조하면서 총 5항에 달하는 '국회의원 윤리강령' 전체를 연설 도중 읽어내려가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한국정치의 문제점으로 ▲ 정치인들의 법률 위반과 사법 처리 ▲ 무례하고 거친 언어 ▲ 가짜 뉴스 ▲ 국회 윤리위 기능 상실 ▲ 정치의 사법화 ▲ 게으름 ▲ 내로남불 등을 꼽았다.

다만 그간 여야의 첨예한 다툼에서 맞부딪쳤던 '이재명 방탄', '김건희 특검' 등 키워드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호영 "정치 4류" 참회…野엔 "내로남불·민주주의 붕괴" 맹공
주 원내대표는 국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여야 모두의 자성을 촉구했지만, 구체적인 사례에선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을 직격했다.

그는 "현재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들이 국회를 불신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내로남불'을 꼽으면서 인사·재정·입법·적폐청산·민주주의 등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이 대표의 내로남불도 죄송하지만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를 주장했지만, 현재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한 이래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 수사와 관련해 "물증 있어요?"라고 외쳤고, 여당 의원들은 "조용히 하세요"라며 맞받았다.

주 원내대표가 "민주당 5년 정권 자체가 내로남불"이라고 말하자 민주당 의석에선 항의와 고성이, 국민의힘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선 "오늘 좀 거슬리더라도 들어봐달라", 국민의힘 의석엔 "박수치지 마세요"라고 말한 뒤 연설을 이어갔다.

주호영 "정치 4류" 참회…野엔 "내로남불·민주주의 붕괴" 맹공
주 원내대표는 "정치는 유한하고 인생도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한다"며 "국회가 진영정치와 팬덤정치의 위협에 맞서 합의 정치의 기반을 확대 협상과 타협의 정신을 복원해 '국민통합의 중심'이라는 원래 위치를 회복해야 한다"며 연설을 끝맺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