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일부 계열사 사명 교체 검토…최정우 회장의 지시로 ‘친환경 미래소재’ 비전 담는다
포스코그룹이 일부 계열사의 사명을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글로벌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이라는 새 비전에 걸맞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일환이다.

14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9일 특허청에 ‘POSCO DX’라는 상표명을 특허 출원했다. POSCO DX는 정보기술(IT)‧엔지니어링 부문 계열사인 포스코ICT의 새 사명 후보 중 하나다. DX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의미한다. 포스코ICT가 무게를 두고 있는 신사업의 핵심 축이다. 이 회사는 산업용 로봇 엔지니어링, 스마트 물류 등 DX 사업을 토대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ICT 외에도 포스코건설, 포스코A&C, 포스코케미칼 등 일부 계열사들의 사명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과 함께 새로운 비전을 설정하면서 계열사별로 추진해 온 신사업들을 기존 사명이 충분히 담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포스코케미칼을 제외하면 모두 사용한 지 10년이 넘은 오래된 사명들이다. 포스코건설은 2002년, 포스코A&C와 포스코ICT는 2010년부터 쓰였다.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음극재 제조사인 포스코켐텍이 2019년 3월 포스코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한 후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을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이름을 갖췄다. 그룹 내 계열사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사명 교체를 포함한 브랜딩 작업을 검토해 왔다. 같은 맥락에서 포스코케미칼의 자회사인 피엠씨텍이 최근 ‘포스코MC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바꿨다. 원래 사명에서 ‘MC’를 따오고, 소재회사라는 의미를 담아 ‘머티리얼즈’를 붙였다.

이 같은 대대적인 브랜딩 작업의 배경에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특별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홍보 조직 내 '전략기획팀'을 신설해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 왔다. 사명 변경 업무를 총괄하는 포스코 브랜드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오래된 사명들인 만큼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건 없으며,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1968년 이래 창립 54년 만의 변화였다. 본업인 철강 사업은 자회사인 포스코에서 전담하고,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그룹은 철강 외에도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식량, 미래사업 등 7대 핵심 분야에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