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챗GPT의 강력한 파급력…길게 보고 투자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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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고은진 KB증권 WM투자전략부 상품전략팀장
1월 랠리는 예고없이 찾아왔다. 작년말 다수의 금융기관과 전문가들은 올해 상저하고의 금융시장 흐름을 내다봤지만 긴 억눌림의 터널에서 호재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기민하고 강렬했다. 통화긴축과 달러강세, 그리고 주요국 경기위축 요인들의 개선소식에 지난해 악재들이 시장의 우려보다 조기에 해소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때이른 훈풍이 불었다. 한때 9%를 웃돌던 미국 CPI 전년비 상승률이 6%대로 내려오면서 피크아웃 이후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고, 중국은 앞당겨진 리오프닝과 부양정책으로 경제회복의 눈높이를 올리고 있으며, 예년과 다른 온화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유럽의 에너지 위기 가능성도 낮아져 올해로 예고되었던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P Global에서 발표한 1월 중국과 유로존 종합PMI는 위축 국면을 벗어나 확장 국면으로 전환되었고 미국 또한 전월까지의 하락세에서 반등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아직 기업이익 추정치의 반등이나 실물경제의 저점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지만, 이후의 펀더멘털 회복가능성에 집중하며 이를 선반영하려는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훨씬 이른 시점에 표출되었다. 이전보다 시장의 반응속도가 더 빨라진 건 단순한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아니라 정보화시대의 집단지성이 투영된 결과물이라고 판단한다. 1월의 시장랠리에 담긴 투자 함의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매크로 전망 개선은 금융시장의 단단한 하방 버팀목이 되어 위험선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통화긴축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란 시장기대로 1월 한달 동안 미국채를 비롯한 주요국 금리가 추가 하락했고, 지난해말 급반전된 달러약세는 지속되었으며, 위험선호 심리 회복으로 신흥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 역시 큰 폭 상승하며 긍정적으로 바뀐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주식시장 내에서는 전통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의 유틸리티, 헬스케어 섹터보다는 성장주 성격의 테크와 임의소비재 섹터에서 훨씬 우월한 성과를 보였다. 신흥국 증시지표인 MSCI EM 지수 성과가 선진국 증시지표인 MSCI World 지수 성과를 앞질렀고 크레딧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투자등급 및 투기등급 채권들이 정부채 성과를 상회했다.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특별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혁신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술주에서 두드러졌던 상승탄력이다. 저점 가격 대비 100% 이상 반등한 테슬라를 비롯해 지난해 주도력을 상실한 듯 무기력해 보였던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빅테크 기업과 반도체 기업들이 새해부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작년말 공개된 대화형 AI인 챗GPT의 열풍도 한 몫 거들었다. 진화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탑재해 사용자와 맥락을 이해한 대화가 가능하고 즉문즉답을 해내는 똘똘한 친구 같은 인공지능이 불쑥 일상으로 들어왔다. 기본적인 문답은 물론이고 요구하는 방향에 맞춰 작문과 작곡, 코딩에 그림까지 쉽게 만들어 낸다.
챗GPT의 파급력은 과거 인터넷(WWW)의 출현에 비견되며 인공지능 시대를 열 특이점으로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센세이션을 이어가고 있다. 챗GPT 신드롬은 지난해 통화기축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던 글로벌 테크 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와 함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개발사인 OpenAI에 49%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고연산 AI 반도체의 핵심인 GPU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 AI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C3 AI 등 인공지능과 관련된 첨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재조명되며 연초 증시 랠리에서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 혁신테크 기업들이 재조명되면서 올해 유망 투자테마로 주목되었던 반도체·IT, 로봇자동화·AI, 친환경전기차·자율주행 등 혁신테크 관련 투자상품들은 대표 ETF(SMH, BOTZ, DRIV) 기준으로 1월에만 나란히 15%를 훌쩍 넘는 탄력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탄탄한 장기성장 전망에 비춰볼 때 1월 상승장에서 시선을 주목시킨 이들 혁신테마는 반짝 성과가 아니라 올 한 해를 이끌 성공투자 스토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본격화된 위험선호 회복과정에서 보여준 이들의 반등탄력성은 앞으로 수년간 회자될 투자성패에 대한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2월 들어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로 미국채 금리가 재상승하며 시장이 예상하는 미연준의 최종 기준금리 타겟에 대한 예상치가 다시 높아졌다. 연초 시장의 예상을 앞지른 호재로 급등했던 주식시장은 경계감과 차익실현으로 단기 숨고르기에 진입하는 듯한 모습이다. 아직은 실물경제의 저점을 확인하지 못한 터라 올해 시장을 넓은 박스권 장세로 예상하는 조심스러운 전망들이 일단 시장의 달아오른 수요를 제어하고 있다. 하지만 1월 랠리에는 그동안 움츠렸다 기지개를 펴는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기대가 응축되어 있다. 통화긴축의 긴 터널을 지나 디스인플레이션이란 화두로 훈풍이 되어 불어오면 연초 반등탄력이 강했던 투자자산들이 먼저 호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의 단기등락을 모두 맞히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장기성장이 엿보이는 혁신테크 테마에 무게를 두는 투자전략이 스토리를 쓰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에 기댄 장기 포석과 긴 투자시계의 느긋한 마음이 역설적으로 이기는 투자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마켓리더의 시각
고은진 KB증권 WM투자전략부 상품전략팀장
1월 랠리는 예고없이 찾아왔다. 작년말 다수의 금융기관과 전문가들은 올해 상저하고의 금융시장 흐름을 내다봤지만 긴 억눌림의 터널에서 호재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기민하고 강렬했다. 통화긴축과 달러강세, 그리고 주요국 경기위축 요인들의 개선소식에 지난해 악재들이 시장의 우려보다 조기에 해소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때이른 훈풍이 불었다. 한때 9%를 웃돌던 미국 CPI 전년비 상승률이 6%대로 내려오면서 피크아웃 이후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고, 중국은 앞당겨진 리오프닝과 부양정책으로 경제회복의 눈높이를 올리고 있으며, 예년과 다른 온화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유럽의 에너지 위기 가능성도 낮아져 올해로 예고되었던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P Global에서 발표한 1월 중국과 유로존 종합PMI는 위축 국면을 벗어나 확장 국면으로 전환되었고 미국 또한 전월까지의 하락세에서 반등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아직 기업이익 추정치의 반등이나 실물경제의 저점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지만, 이후의 펀더멘털 회복가능성에 집중하며 이를 선반영하려는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훨씬 이른 시점에 표출되었다. 이전보다 시장의 반응속도가 더 빨라진 건 단순한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아니라 정보화시대의 집단지성이 투영된 결과물이라고 판단한다. 1월의 시장랠리에 담긴 투자 함의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매크로 전망 개선은 금융시장의 단단한 하방 버팀목이 되어 위험선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통화긴축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란 시장기대로 1월 한달 동안 미국채를 비롯한 주요국 금리가 추가 하락했고, 지난해말 급반전된 달러약세는 지속되었으며, 위험선호 심리 회복으로 신흥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 역시 큰 폭 상승하며 긍정적으로 바뀐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주식시장 내에서는 전통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의 유틸리티, 헬스케어 섹터보다는 성장주 성격의 테크와 임의소비재 섹터에서 훨씬 우월한 성과를 보였다. 신흥국 증시지표인 MSCI EM 지수 성과가 선진국 증시지표인 MSCI World 지수 성과를 앞질렀고 크레딧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투자등급 및 투기등급 채권들이 정부채 성과를 상회했다.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특별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혁신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술주에서 두드러졌던 상승탄력이다. 저점 가격 대비 100% 이상 반등한 테슬라를 비롯해 지난해 주도력을 상실한 듯 무기력해 보였던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빅테크 기업과 반도체 기업들이 새해부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작년말 공개된 대화형 AI인 챗GPT의 열풍도 한 몫 거들었다. 진화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탑재해 사용자와 맥락을 이해한 대화가 가능하고 즉문즉답을 해내는 똘똘한 친구 같은 인공지능이 불쑥 일상으로 들어왔다. 기본적인 문답은 물론이고 요구하는 방향에 맞춰 작문과 작곡, 코딩에 그림까지 쉽게 만들어 낸다.
챗GPT의 파급력은 과거 인터넷(WWW)의 출현에 비견되며 인공지능 시대를 열 특이점으로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센세이션을 이어가고 있다. 챗GPT 신드롬은 지난해 통화기축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던 글로벌 테크 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와 함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개발사인 OpenAI에 49%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고연산 AI 반도체의 핵심인 GPU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 AI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C3 AI 등 인공지능과 관련된 첨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재조명되며 연초 증시 랠리에서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 혁신테크 기업들이 재조명되면서 올해 유망 투자테마로 주목되었던 반도체·IT, 로봇자동화·AI, 친환경전기차·자율주행 등 혁신테크 관련 투자상품들은 대표 ETF(SMH, BOTZ, DRIV) 기준으로 1월에만 나란히 15%를 훌쩍 넘는 탄력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탄탄한 장기성장 전망에 비춰볼 때 1월 상승장에서 시선을 주목시킨 이들 혁신테마는 반짝 성과가 아니라 올 한 해를 이끌 성공투자 스토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본격화된 위험선호 회복과정에서 보여준 이들의 반등탄력성은 앞으로 수년간 회자될 투자성패에 대한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2월 들어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로 미국채 금리가 재상승하며 시장이 예상하는 미연준의 최종 기준금리 타겟에 대한 예상치가 다시 높아졌다. 연초 시장의 예상을 앞지른 호재로 급등했던 주식시장은 경계감과 차익실현으로 단기 숨고르기에 진입하는 듯한 모습이다. 아직은 실물경제의 저점을 확인하지 못한 터라 올해 시장을 넓은 박스권 장세로 예상하는 조심스러운 전망들이 일단 시장의 달아오른 수요를 제어하고 있다. 하지만 1월 랠리에는 그동안 움츠렸다 기지개를 펴는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기대가 응축되어 있다. 통화긴축의 긴 터널을 지나 디스인플레이션이란 화두로 훈풍이 되어 불어오면 연초 반등탄력이 강했던 투자자산들이 먼저 호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의 단기등락을 모두 맞히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장기성장이 엿보이는 혁신테크 테마에 무게를 두는 투자전략이 스토리를 쓰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에 기댄 장기 포석과 긴 투자시계의 느긋한 마음이 역설적으로 이기는 투자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