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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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악성 임대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국토위 법안심사소위는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의 법적 근거를 담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대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상 공개 대상이 되는 '악성 임대인'은 ▲ 총 2억원 이상의 임차보증금을 변제하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내주거나 ▲ 이에 따른 구상채무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에 2건 이상의 임차보증금 반환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이다.

공개되는 정보는 임대인의 이름, 나이, 주소, 임차보증금반환채무에 관한 사항, 구상채무 등과 관련된 사항이다.

명단 공개 요건을 충족하면 일정 기간을 정해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 '임대인 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단 임대인이 사망했거나, 구상채무와 관련한 민사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

고의나 중과실 없이 경제난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임대인들이 명단 공개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법안은 오는 15일 국토위 전체 회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24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토부가 출시한 '안심전세 앱(app)'을 통해 명단을 공개한다. 이렇게 되면 악성 임대인을 거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날 국토위 법안소위에서는 임대사업자 등록 때 국세·지방세 납세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한 임대사업자가 세금을 일정 규모 이상 체납한 경우 등록을 말소하는 내용을 담은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특별법 개정안 대안도 통과됐다.

한편 현행법에는 임대사업자 등록 과정에서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등록된 임대사업자가 고액의 세금을 체납한 경우에도 등록을 말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 바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