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리스크에…싱가포르투자청, 중국 투자 일시 중단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중국 시장 투자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지만 공산당 등 규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GIC가 지난 1년간 중국 사모펀드, 벤처캐피탈 등에 대한 직접투자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민간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는 지난해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투자 중단을 검토하게 된 원인으로 꼽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이 결정된 뒤 '공동부유(다 같이 잘살자)' 등 공산당의 정책이 투자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중국 전문 조사업체 잇주지(Itjuzi)에 따르면 GIC의 중국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는 2021년 16건에서 지난해 2건으로 줄었다. GIC의 한 임원은 FT에 "중국 공산당이 경제 불평등을 완화하려 공동부유 정책을 추진하는 게 악영향을 끼쳤다"며 "미국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하는 것도 투자 철회 요인 중 하나다"라고 했다.
中 공산당 리스크에…싱가포르투자청, 중국 투자 일시 중단
30년간 이어온 중국 투자를 끊겠다는 심산이다. GIC는 과거부터 중국 경제와 발맞춰 성장했다. 7000억달러 상당의 자금을 운용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냈다.

2020년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당국이 IT업체들에 강경 규제책을 적용하며 직격타를 입었다. GIC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큰손 중 하나다. 또 370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무산된 앤트그룹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GIC의 관계자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투자청 전체에 맴돌았다"며 "당분간 중국 투자를 일시 중단하지만,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언제든 추가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번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GIC가 보유한 중국 상장기업 지분은 총자산의 4.4%로 축소됐지만, 지난달 말 기준으로 11%까지 회복했다.

한편 2416억 캐나다 달러(약 229조원)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OTPP)은 지난주 중국의 민간 기업과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