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탄소중립 반도체 등 미래지향적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부산 투자’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이들의 투자 규모는 829억원으로 지난달 금양의 2차전지 분야 8000억원 투자에 이은 성과다.

부산시는 14일 파나시아 더존비즈온 위딧 엠제이티 등 6개 기업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을 체결한 기업들은 탄소중립 등 신기술을 중심으로 신규 설비에 투자하거나 연구개발(R&D)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파나시아는 109억원을 들여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 EPC(설계·조달·시공)센터’를 강서구 국제산업단지에 건립한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와 황산화물 저감장치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쌓은 경쟁력을 토대로 현재 추진 중인 이산화탄소 포집장치(CCUS) 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파나시아는 센터를 중심으로 250명의 전문인력을 확보해 R&D와 수출을 보강할 방침이다.

메타버스에 필수적인 3차원 디지털화 기술을 갖춘 위딧은 베트남 지사를 폐쇄하고 울산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해 447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위딧은 영상·영화 산업의 기반시설인 LED(발광다이오드) 버추얼 스튜디오를 건립한다. LED 버추얼 스튜디오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영화와 드라마 등의 배경화면을 구현한다. 그래픽 품질을 끌어올려 해외 로케이션을 대체하는 등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 스튜디오의 8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부산에 건립될 경우 지역 주요 대학과 관련 산업의 활발한 연계가 기대된다.

2017년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입주한 정보기술(IT) 솔루션 기업 더존비즈온은 올해 더욱 공격적인 전문인력 채용에 나선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까지 260명의 지역 IT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채용했다. 이날 협약을 계기로 42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300명의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엠제이티도 48억여원을 투자해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반도체 관련 신규 설비를 들일 예정이다. 전기 자동차용 부품 개발 분야에 진입하기 위한 것으로, 반도체 설비용 밸브와 피팅류 생산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단순 납품 형태에서 벗어나 클린룸에 완제품 제조 시설을 완비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