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 경영권 분쟁 후 첫 공식석상…현 사태 언급할까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전 총괄 프로듀서가 경영권 분쟁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선다.

이 전 총괄은 14일 오후 6시 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된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선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그리는 미래에 대해 입을 연다.

행사 참석 전 이 전 총괄 측은 기조연설문을 사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전 총괄은 현재 겪고 있는 SM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지만, 현재의 K팝 시장이 구축되기까지 자신의 기여도를 강조한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K팝을 창안하고 개척하며 평생을 K팝, 그리고 한류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감사하게도 K팝과 한류는 세계화와 기술혁명 돌풍 속에서 진화해 왔고 이제는 지역과 국경, 세대와 이데올로기를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고 운을 뗀다.

이어 "K팝과 한류에는 휴머니티가 내재되어 있다. 또한 팬덤과 프로슈머들의 폭발적인 창조성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며 "저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K팝과 한류가 갖고 있는 휴머니티와 창조성을 전 세계로 연결하는 플랫폼, 즉 전 세계의 팬덤과 프로슈머, 그리고 셀러브리티를 연결하는 생활문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팝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 전 총괄은 "K팝과 한류는 지구를 살리는 새로운 비전이 될 것"이라며 "세계는 지금 지구상의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을 실현해야 하는 탄소중립의 시대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는 인류 공통의 아젠다"라고 했다.

이어 "미래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나라가 리드해 나갈 것이다. 새로운 생태계는 휴머니티와 서스테이너빌리티, 곧 인본주의와 지속가능성의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그린 K팝의 청사진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 전 총괄은 "2022년 몽골,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초청으로 각국 리더들을 만나 미래의 문화도시에 대한 비전, 즉 미래의 지속가능한 생활문화 생태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며 "저는 앞으로 컬처 테크놀로지(Culture Technology)를 통해 휴머니티(Humanity)와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가 있는 미래의 생활문화 생태계를 만들어감으로써, 인류가 꿈꾸는 미래의 도시의 탄생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SM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다.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대표는 지난 3일 이 전 총괄 독점 프로듀싱 체계에서 벗어나 'SM 3.0 시대'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이후 신주 발행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확보,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이 총괄은 업계 경쟁자인 하이브와 손을 잡았다. 이 전 총괄은 법원에 SM에 대해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하이브가 이 총괄의 지분 14.8%(약 4228억원)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더해 하이브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 지분도 공개 매수해 최대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전 총괄이 SM 경영권 분쟁 이후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에 공개한 기조연설문에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언급이 없으나 현장에서 직접 생각을 밝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