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으로 쓰러진 80대 노인의 신고를 묵살한 소방관이 '경징계'를 받았다. 발음이 어눌하다는 게 신고 묵살의 이유였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뇌경색으로 쓰러진 80대 노인의 신고를 묵살한 소방관이 '경징계'를 받았다. 발음이 어눌하다는 게 신고 묵살의 이유였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소방관의 기지가 큰 화재를 막았다.

지난 14일 오전 9시 56분께 대구소방안전본부 119상황실로 '아파트 주방에 불이 났다'는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대구 동구 효목동 한 아파트 주방에서 요리하던 A씨가 불이 나자 다급한 목소리로 119에 전화한 것.

15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신고를 접수한 119종합상황실 직원 이기천 소방장은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A씨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큰 화재를 막았다.

영상 속 A씨는 싱크대 물을 틀어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이 꺼지지 않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순간 이 소방장의 눈에 익숙한 물건인 소화기가 들어왔다. A씨는 바로 옆에 소화기를 두고도 당황해 소화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이 소방장은 A씨를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소화기 사용 방법을 안내했고, 이내 A씨는 소화기 안전핀을 빼고 불을 끄는 데에 성공했다.

이 소방장은 "위급한 상황을 마주하면 당황하게 되고, 알고 있던 것들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적절한 초기 대응을 위해서는 평소에도 대응 방법을 생각하고 몸으로 익혀두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일반 전화와 영상통화, 문자메시지, 119신고 앱 등 다매체 신고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