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 장관' 원희룡이 생일에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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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른바 '셀럽(유명인) 장관'으로 불립니다. 워낙 현장을 중시해 틈만 나면 전국 주택·교통 현장을 누비는 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에도 적극적이라 온라인 소통에 일가견이 있어서입니다.
원 장관은 공식 국토부 유튜브 채널 이외에 개인 유튜브 채널인 '원희룡TV'를 운영하면서 정부의 각종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경영 애로사항이나 실수요자들의 주거 복지 관련 불만사항이 올라오면 직접 설명을 하거나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합니다.
최근엔 이용량이 늘고 있는 유튜브 쇼츠(1분 이내 짧은 영상) 제작도 늘고 있습니다. 콘텐츠 소비를 확산시키기 위해선 국민들이 자주 찾는 형태의 영상물을 내놔야 한다는 판단에서 입니다. 그래야 실생활에 필요한 주거 정보나 정책의 핵심 철학 등을 더 널리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공공분양주택 모델인 뉴홈의 사전청약 시기를 유튜브 쇼츠를 통해 홍보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실제 유튜브 쇼츠를 통해 묻힐 뻔했던 국토부의 정책 활동이 공유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공식 국토부 유튜브 채널보다 전파력이나 파급력이 커 '홍보 실세'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옵니다. "요즘 부처 중에 국토부만 보인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 정도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국토부는 화물연대 총파업, 건설 노동조합과 전쟁 선포,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굵직한 현안을 계속 주도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실생활과 밀접한 주거·교통 정책을 이끌어서 인지 과거에 비해 식당이나 각종 행사에 참석하면 원 장관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해오는 시민들이 부쩍 더 늘었다고 합니다.
지난 14일은 1964년생인 원 장관의 생일이었습니다. 생일을 맞아 원 장관이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서울 중계동에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영구임대주택이었습니다. 이날 원 장관은 현장에서 입주민들을 만나 각종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서비스 제공을 하고 있는 주거복지사들과 간담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원 장관은 "영구임대주택은 그간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입주민들이 원하는 의료복지, 커뮤니티 활동 등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LH 15개 영구임대주택 단지에 배치하고 있는 주거복지사를 올해 111개 단지로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한 예산도 56억 확보했으며, 이날 취합한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법적·제도적 필요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원 장관이 올 들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사안 중 하나는 주거의 질입니다. 지난해 층간소음 완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층간소음이 주거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올 들어선 주거 공간 자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주거 여건이 보장돼야 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 고령자, 청년들의 주거 공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 가구 통합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행복주택 등이 그간 양적 확충에만 치중하다가 실수요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수준이 됐다는 게 원 장관의 생각입니다.
행복주택은 청년·신혼부부·고령자를 대상으로 시세의 60∼80% 수준 임대료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초소형인 탓에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초소형 평형의 두 집을 하나로 통합하면 이런 불편이 완화되고 주거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인 것입니다.
정부는 임기 중 270만 가구 주택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공급 규모보다 중요한 건, 실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주택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원 장관의 현장 행보가 입지, 평형, 형태 등 주거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