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 방출 소식에 하락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보다 1.08달러(1.35%) 내린 배럴당 79.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 인도분 가격도 전날 보다 1.03달러(1.19%) 하라한 배럴당 85.58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도 3거래일만에 하락했다.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라고 밝힌 게 유가를 끌어내렸다. 미 에너지부는 2015년 예산법과 육상운송정비법(FAST) 의무 조항에 따라 오는 4~6월 2600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스톤엑스의 에너지 팀은 "몇 년 전부터 의회의 자금 조달을 위해 의무 매각이 이뤄져왔다"라며 "(다만 지난해 대규모 방출 이후) 과거보다 매각 물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캡처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캡처
미 에너지부는 올해 예정됐던 비축유 방출을 중단할지 여부를 고심해왔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할 당시 역대 최대 규모인 1억8000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면서 재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이달 기준 비축유는 약 3억7160만 배럴로 1983년 12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미 에너지부는 기존 계획대로 2600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했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 러시아의 원유 감산 계획 등으로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액티브트레이드의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선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많은 사람이 올해 방출은 취소되고 비축유 재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시장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작년보다 하루 230만 배럴 증가한 하루 1억187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전달 예상치보다 10만 배럴 늘어난 것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