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푸틴, 더 많은 전쟁과 새로운 공습 준비중"
13·14일 알래스카와 폴란드 근처에 러시아 항공기 잇따라 출현

"러시아, 우크라 접경지에 항공기 집결"…공중전 임박?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제트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을 집결시키고 있는 사실이 서방 측 정보당국에 포착됐다고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가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이 '공중전' 위주로 전환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대공습을 곧 개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이런 움직임이 포착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 사이에 정보가 공유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방공 자산과 포병 탄약을 긴급히 보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그룹'(UDCG) 회의에서도 이를 위한 긴급 지원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회의 시작에 앞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이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라며 "그는 더 많은 전쟁, 새로운 공습을 준비 중"이라고 지적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대공습 임박' 징후를 일단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나 여운을 남겼다.

그는 러시아가 공습을 위해 공중 전력을 동원하는 징후가 있는지 묻는 말에 "현재 그런 것은 목격되지 않는다"고 답했으나, 러시아가 많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방공 능력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우크라 접경지에 항공기 집결"…공중전 임박?
FT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동맹국들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새로운 공세에 대비할 시간 여유가 얼마 남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가 매우 구체적인 필요를 갖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러시아 지상군은 상당히 고갈된 상태여서, 러시아가 싸움을 공중전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조짐이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대공습을 이겨내려면 가능한 한 많은 방공 능력과 탄약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밑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스카이뉴스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한 모든 사람"은 "심하게 틀렸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말한 것처럼 러시아의 새로운 공세 가능성을 포함한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관측했다.

13일 미국 알래스카 근처와 14일 나토의 폴란드 담당 공역에 러시아 군용 항공기 여러 대가 출현했던 점도 러시아의 대공습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 주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13일 알래스카 근처에서는 러시아 Tu-95 폭격기 한 대와 Su-35 전투기 한 대가 출현했으며, 이들은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소속 전투기들이 요격에 나서자 물러갔다.

다만 NORAD는 14일 밤 늦게 자료를 내고 사건 발생을 알리면서 이런 러시아 공군 활동이 흔한 것이며 위협이나 도발로 간주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폴란드 담당 공역에는 발트해의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로부터 온 러시아 정찰기 일류신 IL-20M Coot-A 한 대와 수호이 Su-27 두 대가 출현했으며, 이들은 폴란드 기지에 있던 네덜란드 공군 F-35 전투기 두 대가 요격에 나서자 물러갔다.

두 경우 모두 러시아 항공기들이 타국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

정황상 타국 방공식별구역 내로 들어왔기 때문에 요격을 위한 출동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