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철·이규원·차규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무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법원 "김학의 출국금지, 도피 막기 위한 것…직권남용 아냐"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긴급 출국 금지한 건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나,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긴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5일 이규원(사법연수원 36기·46) 검사와 이광철(36기·51)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차규근(24·55)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당시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국금지는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했다"며 "사후 김 전 차관의 범죄혐의가 드러났더라도 출국금지의 적법성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 전 차관이 출국을 시도할 당시 사실상 재수사가 기정사실화 했고 정식 입건만 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출국을 용인했을 때 수사가 난항에 빠져 과거사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기 불가능했던 점에서 출국금지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출국금지는 판례가 없어 검사들에게도 생소하고 증인으로 출석한 법조인들마저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힐 만큼 법률적 판단이 쉽지 않았다"며 "매우 긴박한 상황에서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해도 직권남용으로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검사 등이 김 전 차관의 해외 도피를 차단했을 뿐 "개인적 이익이나 청탁 등 불법적인 이익을 실현하려 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 검사가 서울동부지검장 대리인 자격을 허위로 기재해 출국금지 요청서를 만들어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를 사후 승인받은 혐의, 이 서류를 은닉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불법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긴급 출국금지 사후 승인을 요청하는 단계에서 시행령을 준수하려다가 위법한 행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를 은폐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등 부정한 목적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선고를 유예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비서관과 차 전 연구위원은 기소된 다른 혐의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비서관은 선고 직후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태산이 명동(鳴動·떠들썩하게 움직임)했는데 쥐가 한두 마리 나온 형국"이라며 "사필귀정의 상식적 판단을 내려주신 법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차 전 연구위원 역시 "흐린 구름 사이에서 잠시 빛을 잃은 진실과 상식이 정의의 법정에서 다시 환하게 빛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재판부 판단을 존중하나 일부 유죄가 선고된 부분은 항소심에서 더욱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2019년 3월 22일 김 전 차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려 하자 불법으로 금지한 혐의로 2021년 4월 기소됐다. 당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 파견됐던 이 검사는 이미 무혐의 처분한 김 전 차관의 과거 사건번호를 넣어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사후 승인 요청서엔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의 내사 번호를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이었던 차 전 연구위원은 이 검사의 긴급 출국금지 조치가 불법임을 알고도 이를 사후 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출입국본부 공무원을 통해 2019년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177차례 김 전 차관의 출입국 규제 정보 등 개인정보 조회 내용을 보고받은 혐의도 받았다.
당시 청와대에 재직 중이던 이 전 비서관은 김 전 차관이 출국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차 전 연구위원과 이 검사 사이를 조율하며 출국금지 전반을 주도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5일 이규원(사법연수원 36기·46) 검사와 이광철(36기·51)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차규근(24·55)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당시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국금지는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했다"며 "사후 김 전 차관의 범죄혐의가 드러났더라도 출국금지의 적법성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 전 차관이 출국을 시도할 당시 사실상 재수사가 기정사실화 했고 정식 입건만 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출국을 용인했을 때 수사가 난항에 빠져 과거사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기 불가능했던 점에서 출국금지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출국금지는 판례가 없어 검사들에게도 생소하고 증인으로 출석한 법조인들마저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힐 만큼 법률적 판단이 쉽지 않았다"며 "매우 긴박한 상황에서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해도 직권남용으로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검사 등이 김 전 차관의 해외 도피를 차단했을 뿐 "개인적 이익이나 청탁 등 불법적인 이익을 실현하려 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 검사가 서울동부지검장 대리인 자격을 허위로 기재해 출국금지 요청서를 만들어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를 사후 승인받은 혐의, 이 서류를 은닉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불법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긴급 출국금지 사후 승인을 요청하는 단계에서 시행령을 준수하려다가 위법한 행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를 은폐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등 부정한 목적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선고를 유예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비서관과 차 전 연구위원은 기소된 다른 혐의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비서관은 선고 직후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태산이 명동(鳴動·떠들썩하게 움직임)했는데 쥐가 한두 마리 나온 형국"이라며 "사필귀정의 상식적 판단을 내려주신 법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차 전 연구위원 역시 "흐린 구름 사이에서 잠시 빛을 잃은 진실과 상식이 정의의 법정에서 다시 환하게 빛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재판부 판단을 존중하나 일부 유죄가 선고된 부분은 항소심에서 더욱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2019년 3월 22일 김 전 차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려 하자 불법으로 금지한 혐의로 2021년 4월 기소됐다. 당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 파견됐던 이 검사는 이미 무혐의 처분한 김 전 차관의 과거 사건번호를 넣어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사후 승인 요청서엔 존재하지 않는 서울동부지검의 내사 번호를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이었던 차 전 연구위원은 이 검사의 긴급 출국금지 조치가 불법임을 알고도 이를 사후 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출입국본부 공무원을 통해 2019년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177차례 김 전 차관의 출입국 규제 정보 등 개인정보 조회 내용을 보고받은 혐의도 받았다.
당시 청와대에 재직 중이던 이 전 비서관은 김 전 차관이 출국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차 전 연구위원과 이 검사 사이를 조율하며 출국금지 전반을 주도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