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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마켓PRO] 외국인이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집중 매수하는 이유


올 1월 랠리를 주도한 건 '외국인'이었습니다. 한국은행 '2023년 1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약 6조원(49억5000만달러)에 달했습니다. 전달 3억1000만달러보다 눈에 띄게 급증한 수치입니다.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작년 12월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조7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반면 지난달에는 6조55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반환점을 돈 이달에도 외국인들은 여전히 국내 주식을 '쇼핑' 중입니다. 2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고 있으니 말이죠. 그중 눈에 띄는 점은 달라진 쇼핑 리스트입니다. 이달 들어 순매수 종목 1위(코스닥 기준) 오른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코스닥 대장주로 올라선 에코프로비엠입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순매도 종목에 포함됐던 에코프로비엠을 이달에 쓸어담고 있는 셈입니다. 투자 결과도 성공적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의 이달 상승률은 41.38%에 달합니다.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뒤늦게라도 상승세에 동참해야 할 것 같은데 자칫 꼭지에 물릴까봐 걱정이 되니까요. 마켓PRO가 이달 들어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받기 시작한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견조한 성장세, 실적도 쑥쑥

[마켓PRO] 외국인이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집중 매수하는 이유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31일) 에코프로비엠의 종가는 10만원을 밑돌았습니다. 그러던 주가가 15일 14만1100원에 마감했습니다. 2주 새 40% 넘게 폭등한 겁니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4분기 실적이었습니다. 시장에선 부진했던 4분기가 바닥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가 우상향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기업들이 대세 상승 국면에 올라탔다고 평가하고 있는 셈입니다.

지난 26일 에코프로비엠이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1.4% 줄었습니다.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성적표였습니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253% 폭증한 수치였습니다. 일회성 비용(인센티브) 등으로 4분기에 잠시 주춤했지만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이견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은 널리 알려진대로 리튬이온전지에 사용되는 4대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양극재(Cathode)를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주요 제품으로 니켈 함량 80% 이상의 하이니켈계 NCA 및 NCM 양극 소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 니켈 가격, 환율 등에 따라 회사 실적이 좌우됩니다. 포스코케미칼, LG화학, 엘앤에프 등이 양극재 분야에서 경쟁을 하는 회사입니다.
[마켓PRO] 외국인이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집중 매수하는 이유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SK온이 주로 거래처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 사업의 성패는 생산능력에 달려있습니다. 업체들이 너도나도 증설에 나서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이유입니다. 대신 예측 가능한 증설이라는 점에서 위험도가 낮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수요 대비 공급량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 거래처의 미래 생산 계획에 발맞춰 증설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회사 실적도 우상향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유망 섹터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SDI의 배터리 생산량에 맞춰 양극재 공장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증설 리스크가 덜하다는 얘깁니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의 에코프로비엠 출하량은 전년 대비 각각 50%, 46% 늘어날 전망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2조원가량 늘어난 약 7조원, 내년에는 그 규모가 1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입니다. 영업이익은 올해 5000억원 수준에서 내년 73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아직 싼 이 종목을 주목해라?

문제는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입니다. 올 들어 50%가량 올랐으니 섣불리 손을 대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이 찾아올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6일 제시한 목표주가(14만원)는 이미 넘어선 상황입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리튬 가격 하락 및 테슬라 가격 인하로 인해 일시적 수익성 하락과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가 쓰이는 곳은 주로 현대차, 기아인데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경쟁사인 현대차, 기아 역시 이런 흐름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고 본 것이죠. 물론 미래에셋증권은 18만7500원으로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여전히 상승 여력이 크게 많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및 원재료 가격 하향 추세 등을 반영해 수익성은 기존 대비 소폭 하향 조정됐다"면서도 "배터리 업계 트리거는 전방 수요, 즉 출하량인데 에코프로비엠이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출하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장기적으로 여전히 양극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더라도 모두가 수혜를 보는 황금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마켓PRO] 외국인이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집중 매수하는 이유
다만 에코프로비엠 증 양극재 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이 싼 종목으로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늘어나는 향후 출하량에 비해 엘앤에프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싼 상황"이라며 "양극재 업체에 대한 투자를 지금이라도 하려는 투자자들은 이런 포인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