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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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국민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3월 한 달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가입자들 반응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이미 필요한 만큼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무료 데이터 제공이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 많다. 통신비 부담 경감이란 취지를 살리려면 '요금 감면'이 더 와닿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넷플릭스 30시간 분량"…한 달간 무료 데이터 30GB 제공

"차라리 요금을 깎아주지"…무료데이터에 반응 싸늘한 까닭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국내 가입자들 대상으로 다음달 통신 데이터를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최근 고물가에 공공요금 인상 예고까지 이어지면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커지자 서둘러 내놓은 지원책이다. 이날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통신·금융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업계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주문한 통신 물가 안정화 조치에 부응해 국내 통신 3사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가입자들 대상으로 데이터를 일괄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KT는 다음달 모든 성인 가입자들에게 무료 데이터 30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전 가입자들에게 사용 중인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과 동일한 데이터를 추가 지급한다. 제공된 데이터는 3월 한 달 동안만 사용 가능하다. 직접적 수혜 대상은 약 3373만명(알뜰폰 사용자 제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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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30GB는 한 달 동안 웨이브·유튜브·넷플릭스 등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내 HD급 고화질 동영상을 30시간 가까이 시청할 수 있는 용량이다. 음악 스트리밍(약 300시간)이나 웹툰(약 1200화) 등 데이터를 활용해 여가 생활을 즐기는데도 모자람이 없고, 테더링이나 데이터 함께쓰기로도 활용할 수 있어 가입자들이 데이터 걱정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란 게 통신사들의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7GB였다. LTE 가입자의 경우 7.4GB로 나타났다. 4G·5G이용자 평균 사용량을 고려하면 이통사들의 무료 데이터 제공량이 부족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차라리 기본요금 할인해달라…통신비 경감 체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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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소식을 접한 이용자들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한 정보기술(IT)업계 종사자 김모 씨는 "지금 이미 충분히 필요한 만큼의 데이터를 주는 요금제를 쓰고 있어 별 이득이 없다"며 "차라리 기본 요금을 할인해 주는게 통신비 경감 취지에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입자 최모 씨도 "이미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은 30GB 데이터 제공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 데이터가 남아나는데 체감 혜택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가입자들 상당수는 집과 회사에서 와이파이(WiFi)를 사용하는 등의 환경에서 데이터 30GB 일회성 무료 제공은 생색내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실질 통신비 절감을 위해 통신사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40~100GB 구간의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아울러 5G 일반 요금제보다 저렴한 시니어 요금제도 출시하고, 고령자 연령대별로 혜택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협의할 방침. 현재 LG유플러스는 5G 시니어 요금제를 운용 중이며 SK텔레콤과 KT는 다음달 관련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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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