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앤바이오가 고대안암병원과 손잡고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한 환자 맞춤형 암 정밀치료법 개발에 나선다.

넥스트앤바이오는 고대안암병원과 이런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 두 기관이 함께 암 오가노이드를 연구해 정밀의료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맞춤 약물 치료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환자 암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한 암 오가노이드는 기존 암 연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해 활용도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은 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전임상연구 단계에서 암세포주를 활용하거나 환자 유래 암세포를 실험용 동물에게 이식하는 방법(PDTX)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암세포의 유전적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실험용 동물을 활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환자 세포를 활용해 만든 암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실제 암 세포의 유전적, 형태적 성질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다. 기존 세포주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보다 실제 약물 반응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의 정상 조직을 이용해 오가노이드를 배양할 수 있기 때문에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 세포에만 약물이 작용하는지 등도 파악할 수 있다. 배양한 오가노이드를 바이오뱅크에 저장하면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약물 개발과 개인 맞춤형 암 치료법 개발 뿐 아니라 임상 적용을 위한 중개연구, 암 발생 관련 기초연구, 암 형성 관련 돌연변이 연구 등에 활용하게 된다.

양지훈 넥스트앤바이오 대표는 "암 오가노이드는 환자의 유전적 형질 유지 외에도 배양·성숙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여러 약물 효과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며 "실시간으로 약효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윤을식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미래형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첨단 융·복합 기술을 진료 현장에 도입하는 등 의료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이번 협약이 환자 개개인에 대한 정밀의료를 실현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넥스트앤바이오는 오가노이드 표준화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의료기관과 오가노이드 뱅크를 구축해 연구개발(R&D)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오가노이드 뱅크 관련 국제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