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킹통장 너마저"…저축은행도 금리 '뚝뚝'
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끌어내리면서 저축은행도 수신 유출을 막기 위해 바짝 올렸던 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은 16일부터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최고 금리를 연 3.2%에서 연 3%로 인하했다.

SBI저축은행 앱인 사이다뱅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별도 조건 없이 1억원까지 최고 금리를 제공해 목돈을 잠시 예치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다른 파킹통장들은 예치금 한도가 보통 3000만~5000만원으로 이 상품보다 낮거나 최고 금리를 받기 위한 조건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금리가 낮아지면서 고액 예금자에겐 매력이 덜하게 됐다. 가령 토스뱅크의 입출금통장인 '토스뱅크통장'은 5000만원 이하 금액에 연 2.3%, 5000만원 초과분에는 연 4% 금리를 제공한다. 8500만원 넘는 목돈을 넣어둔다면 사이다뱅크 통장보다 토스뱅크통장이 더 유리하다.

앞서 애큐온저축은행도 14일부터 파킹통장인 '머니쪼개기 통장' 금리를 연 4.1%에서 연 3.6%로 내렸다. 3000만원까지 예치할 수 있는 상품이다.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파킹통장 2' 역시 최고 금리가 연 3.8%에서 연 3.2%로 떨어졌다. 5000만원까지 최고 금리를, 5000만원 초과분에는 연 1%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현재 대형 저축은행 파킹통장 가운데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OK저축은행의 'OK읏백만통장Ⅱ'이다. 이 상품은 100만원까지 최고 연 5%, 100만~500만원까지 연 4.5%, 500만~5000만원까지 연 4%, 5000만원 초과분에는 연 3%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0.5%포인트)를 포함한 최고 금리는 다른 은행 오픈뱅킹에 이 통장을 등록하면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예금 금리 인하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연 5~6%대 고금리로 끌어모았던 자금의 이자 부담이 커진데다 건전성 악화로 충당금 추가 적립 필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반 악화하면서 고금리 예금을 유지할 여력이 사라지고 있다"며 "당분간은 자금 확보보다 이자 비용·리스크 관리가 우선 순위"라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