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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美 Fed와 싸우는 투자자들…피봇 기대감 반영
갈수록 시장 불확실성 커져…채권·배당주 등 주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초 증시 랠리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피봇(통화 정책 전환) 기대감에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전히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함께 기업 펀더멘털이 증시를 떠받칠 만큼 회복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고조되면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투자자가 올해 신중해야 하는 3가지'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연초 증시 랠리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투자시장의 오랜 격언인 'Fed와 싸우지 마라'는 말에도, 많은 투자자가 Fed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초 시장에선 기업 이익 개선과 금리 하락이 맞물리며 증시에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S&P500 지수의 '포워드 주가수익비율'(PER)은 18.5배로 책정됐는데, 역사적 평균 수준인 15~16배보다 높다. 그만큼 많은 투자자가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시장의 불확실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흐릿한 경제 전망을 비롯해 불안한 미국 기업들의 실적, 견조한 고용시장 등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사 샬럿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경직적 물가상승률, 잠재적인 경기침체 위협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대부분의 주식은 과대평가 됐다"고 말했다.

우선 경제 전망이 흐릿하다는 것은 자산 가격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의 정리 해고가 시작됐고, 제조업의 신규 주문율도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신규 주문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단 의미다.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 효과로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자칫 물가 상승에 압력을 가해 미 Fed가 예상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예상보다 높은 224달러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최근 3년간의 경제 상황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며, 이 기간 경제 성장이 극도로 왜곡됐다는 점은 반영하지 않았다. 올해 S&P500 기업들의 EPS는 추정치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단 의미다.

견조한 미국 노동시장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지난 1월 실업률은 3.4%로 1969년 5월 이후 5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대규모 정리해고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이 뜨겁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미 Fed가 금리 인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일부 Fed 인사는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리고 올해 내내 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Fed가 긴축정책을 펼치면 기업들이 현금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이 많이 든다. Fed의 긴축은 주식시장에 주로 악재로 작용한다.

샬럿 CIO는 중단기 미국 국채, 지방채권, 회사채 그리고 평균보다 높은 배당금을 줄 가능성이 있는 주식 투자를 추천했다. 그는 "과대 평가된 주식보다 낮은 위험 프리미엄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채권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