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핵심 차종’인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한 이유는 ‘배터리 화재’ 때문인 것으로 16일 나타났다. 다음 주 말까지 조사를 끝내며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배터리를 전량 납품한 SK온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에 따라 전일 급락했던 SK온의 모기업 SK이노베이션 주가도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는 회사 창고에 보관 중이던 F-150 라이트닝을 사전 품질 검사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 차량에서 일어난 화재가 다른 트럭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포드 측은 “배터리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았다”며 “다음 주 말까지 관련 조사를 끝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SK온은 포드와 함께 미 조지아주 공장의 배터리 생산 과정에 개선점을 적용할 예정이다. 포드는 “여기에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며 “이미 출고된 차량은 계속 판매될 것이며, (고객의) 사고 발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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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측은 “해당 화재에 대해 원인 규명을 완료했고 재발 방지 대책도 수립했다”며 “포드에 따르면 이미 출고된 전기차를 전수 조사 중이며, 이와 유사한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또 “해당 건은 일회성 이슈”라고 강조했다. 고객에게 인도된 뒤 화재가 발생한 게 아닌 터라 두 기업은 리콜에 따른 신뢰도 저하와 비용 지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출고 대기가 20만대에 이르는 F-150 라이트닝은 포드의 전기차 전환의 선두에 선 차종이다. SK온이 배터리를 전량 납품하고 있는 터라 이 회사의 배터리 품질을 검증할 수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했던 투자자들은 다시 SK그룹의 배터리 관련 기업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전날 주가가 7.46% 떨어졌던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보다 3.23% 상승했다. 분리막을 제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동박을 생산하는 SKC 주가도 각각 6.96%, 2.56% 올랐다. 포드 주가는 전날 뉴욕 증시에서 0.31% 떨어지는 데 그쳤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