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전시장…'나타샤'를 따라서 싱가포르의 매력 찾아보세요"
지난 겨울 내내 싱가포르는 예술로 물들어 있었다.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싱가포르 비엔날레 ‘나타샤’가 도시 전체를 전시장으로 바꿔놨다. 비엔날레가 열리는 9개 장소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싱가포르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비엔날레를 기획한 네 명의 큐레이터 중 한 명인 최빛나 예술감독(46·사진)은 ‘비엔날레 투어’의 시작점으로 싱가포르아트뮤지엄(SAM) 1층을 꼽는다. 도시 남쪽의 번화가 탄종 파가르에 있는 SAM은 이번 비엔날레의 메인 전시관이다. ‘나타샤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비엔날레 콘셉트를 가장 잘 구현한 곳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관람객이 산책하듯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작품을 감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벽을 최대한 없앴다”고 했다.

미술관 밖 장소 중 꼭 가봐야 할 곳으로는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인 ‘인터내셔널 플라자’를 꼽았다. 상업매장 속에 뜬금없이 들어선 책방이 바로 비엔날레 전시장이다. 최 감독은 “이 책방은 아직 읽지 않은 책들로만 채워져 있다”며 “책을 기부한 사람들이 각자 ‘책을 읽지 않은 사연’을 소개한 걸 읽으면서 사물을 매개로 타인과 소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싱가포르 대표 휴양지 ‘센토사섬’,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관람차 ‘싱가포르 플라이어’ 등에서도 나타샤를 만날 수 있다. 비엔날레는 다음달 19일까지 열린다.

싱가포르=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