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명공학회사 바이오젠이 15일(현지시간)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희귀 유전병 치료제 판매 호조…바이오젠 달릴까
바이오젠은 작년 4분기에 매출 25억4000만달러를 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7%가량 줄었지만, 시장 추정치(24억4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EPS)은 4.05달러로 이 또한 추정치(3.48달러)를 상회했다. 전년 4분기 EPS(3.39달러)보다 늘었다. 희귀 유전성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인 스핀라자가 바이오젠의 4분기 실적에 기여했다. 스핀라자는 SMA를 적응증으로 처음 출시된 약물이다. 현재까지 해당 질환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스핀라자의 작년 4분기 매출은 4.1% 증가한 4억5880만달러로 월가 추정치인 4억2510만달러를 웃돌았다.

바이오젠은 올해 EPS 가이던스(실적 전망)로 15~16달러를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는 15.8달러다.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와 우울증 치료제 주라놀론 출시가 회사의 수익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켐비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공동 개발한 치료제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았다. FDA가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 물질의 신속 승인을 거절했기 때문에 레켐비가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환자가 부담해야 할 가격이 연간 2만6500달러에 이를 전망이라 가격 경쟁력 문제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바이오젠이 세이지 테라퓨틱스와 제휴해 개발한 주라놀론은 FDA가 주요 우울장애 및 산후 우울증 치료제로 승인하면 올 3분기에 출시될 수 있다. 비에바허 CEO는 “앞으로도 다른 기업과 협력해 신약을 출시, 성장성을 회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