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본사를 서울에서 경북 포항으로 이전하려던 계획이 이사회 격론 끝에 잠정 보류됐다.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어 본사 이전 계획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 본사 포항이전…이사회 격론 끝에 결론 못내
포스코홀딩스는 16일 이사회를 열어 주소지 이전 건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7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사회는 다음달 17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소지를 서울에서 경북 포항으로 이전하는 안을 놓고 이날 토론을 벌였다. 주소지를 이전하려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주총 안건을 확정하려 했지만 장시간의 토론에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오는 20일 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총 안건을 확정하려면 최소한 이때까지는 이사회 결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20일 속개하기로 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스코홀딩스 본사를 서울에 두기로 했다가 포항시와 포항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을 샀다. 포항 시민단체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지주회사 소재지를 2023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기로 지난해 2월 포항시와 합의했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은 지주사 본사를 포항으로 무리하게 이전하면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7명의 사외이사 중 상당수가 본사 이전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외이사는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그룹이 지주사를 왜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협회 주관으로 열린 ‘철강산업 발전 원탁회의’에 불참했다. 철강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올해 경제계 신년회 인사 등 공식 행사에 연이어 빠지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산업부 측에서 참석 요청이 있었지만, 이사회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이날 오전 열렸고, 철강산업 발전 원탁회의는 오후 3시부터 진행됐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