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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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우려에 다시 반등하고 있다. 원두 공급이 시장 예상치보다 적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 5월물 가격은 전일보다 2.18% 올라 파운드당 1.80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4일 파운드당 1.84달러로 최근 4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가 소폭 조정받았으나 다시 오르고 있다. 최근 일주일 간 19.59% 올랐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은 지난달 11일 파운드당 1.44달러로 20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커피 원두 작황이 지난해보다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기후조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원두 공급이 예상만큼 많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이 나오면서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금융정보회사 스톤X는 브라질의 2023~2024추수연도 수확량이 전년보다 4.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브라질 정부의 예상치(6.7%)보다 낮은 수준이다.
원두 공급 우려에 다시 반등하는 커피 가격 [원자재 포커스]
브라질의 최대 아라비카 커피 재배 지역인 미나스제라이스에 내린 폭우도 공급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폭우로 농부들이 밭에 나가지 못하고, 비료와 농약 살포가 늦어지는 등 커피 농작에 차질이 생기고 있어서다. 일정 수준의 비는 땅을 적셔 원두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폭우는 고온다습에 취약한 커피에 독이 되기도 한다. 미나스 제라이스에서는 브라질 커피 원두 생산량의 30%가 나온다.

국제커피기구(ICO)는 지난 2일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커피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ICE 공인창고에 보관된 커피 재고량은 지난 8일 89만1933자루로 약 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 14일 87만79자루로 감소했다.

이날 스위스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식품업체인 네슬레는 올해도 자사 제품들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네슬레는 네스프레소와 네스퀵, 페리에 등 다양한 커피 및 음료 제품을 생산·판매한다. 구체적인 인상폭은 공개하지 않았다.

네슬레는 지난해에도 제품 평균 가격을 8.2% 올렸다. 그럼에도 곡물과 우유 등 원재료, 그리고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7.1%로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며 “계속해서 비용이 오르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