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SD, 키트루다 위암 임상 3상 결과 '긍정적'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수술이 불가능한 후기 위암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쓰이기 위한 임상적 근거가 마련됐다.

미국 머크(MSD)는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HER2) 변이 음성이면서 절제불가능한 국소진행형 또는 전이성 위암인 환자와 위식도 접합부(GEJ) 선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화학요법을 1차 요법으로 병행했을 때 유의미한 생존률 개선이 있었다고 16일(미국 시간) 발표했다.

위암에 있어서 면역관문억제제 선두주자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다. 옵디보는 위 환자군에 대해 PD-L1 발현이나 HER2 양성·음성과 관계없이 1차 치료제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반해 키트루다는 HER2 양성인 경우에 한해서만 1차 치료제로 쓸 수 있도록 승인된 상태다.

위암 환자 중 HER2 양성 비율은 약 15%로 알려져 있다. 이전까지 키트루다는 85%에 이르는 나머지(HER2 음성) 시장을 옵디보에게 내어주고 있었던 셈이다. 이번 임상 3상(KEYNOTE-859)을 근거로 FDA가 키트루다를 승인하게 되면 앞으로 HER2 변이 유무와 관계없이 옵디보와 위암 시장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임상 결과를 보면 키트루다+화학요법은 화학요법 단독 대비 사망 위험을 22%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6.9개월 대 5.6개월로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1.3개월 앞섰다.

항암치료에 반응해 암이 줄어든 환자의 비율을 뜻하는 객관적반응률(ORR)은 키트루다+화학요법에서 51.3%였다. 종양이 사라지는 완전관해(CR)는 9.5%, 종양이 기준점 이상 줄어든 부분관해(PR)는 41.8%였다. 화학요법만 받은 환자들의 ORR은 42%였으며 CR은 6.2%, PR은 35.7%였다. 치료효과가 지속되는 기간 중앙값(mDOR) 또한 8개월 대 5.7개월로 키트루다+화학요법이 앞섰다.

중증에 해당하는 3~5등급 치료관련부작용(TRAE)은 병용요법 환자군에서 59.4%, 화학요법만 받은 환자군에서 51.1% 발생했다. 치료관련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화학요법만 받은 환자군에서 더 많이 나왔다.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군에선 8명(1%)이 사망했으며,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군에선 사망자 16명(2%)가 나왔다.

MSD 관계자는 “이번 임상 결과를 근거로 키트루다가 위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암세포의 PD-L1 발현 유무는 이번 임상에서 환자 등록단계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만 했을뿐 환자등록을 제외하는 기준으로 쓰이지 않았다. PD-(L)1 면역관문억제제는 일반적으로 PD-L1 발현율이 높을수록 더 좋은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임상 설계는 PD-L1 발현과 관계없이 키트루다를 처방할 수 있는 환자군을 넓이기 위한 MSD의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KEYNOTE-859와 유사하게 설계된 옵디보의 임상 3상(CHECKMATE 649) 결과를 보면 옵디보와 화학요법을 병용했을 때 mPFS는 7.7개월, ORR은 58%였다. CR은 10%, PR은 48%로 나타났다. mDOR은 8.5개월이었다. 3~5등급의 중중 TRAE로 보고된 비율은 60%였다.

제약업계는 이번 키트루다의 임상 3상 결과가 긍정적이긴 하나, 앞서 진행한 임상 2상(KEYNOTE-062)과 결과가 배치됨을 지적하고 있다. KEYNOTE-062는 HER2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PD-L1 발현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화학요법의 임상적 효능을 보이기 위한 임상이었다. 해당 임상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화학요법 단독 대비 유의미한 효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대해 MSD는 KEYNOTE-062에 등록된 환자 수가 763명으로, KEYNOTE-859의 환자수 1579명 대비 상대적으로 적어 통계적인 효능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설명했다.
키트루다+화학요법 화학요법 단독 옵디보+화학요법 화학요법 단독
임상시험명 KEYNOTE-859 CHECKMATE 649
환자등록조건 HER2음성
PD-L1 관계없음
HER2 양성음성 관계없음
PD-L1 관계없음
PFS 6.9개월 5.6개월 7.7개월 6.9개월
ORR 51.3% 42.0% 58.0% 46.0%
CR 9.5% 6.2% 10.0% 6.0%
PR 41.8% 35.7% 48.0% 40.0%
DOR 8개월 5.7개월 8.5개월 6.9개월
3~5 TRAE 59.4% 51.1% 60.0% 44.0%
환자수 785 787 789 792
자료: MSD, Lancet(2021)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17일 15시4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