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완 투수 앤더슨·메디나 '이닝이터' 기대에 자신감 피력
프로야구 KIA 운명 좌우할 외국인 투수 듀오와 장타력
2023시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명운은 외국인 우완 투수인 숀 앤더슨(29)과 아도니스 메디나(27)가 좌우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전지 훈련 중인 KIA의 김종국 감독은 "두 투수가 투구 이닝 300이닝 이상을 던져주면 좋겠다"고 구체적인 희망 수치를 제시했다.

승수보다도 선발진과 불펜진에 더 도움을 주는 최다 투구 이닝을 둘에게 요구한 셈이다.

메디나는 18일(한국시간)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뛸 적에 한 시즌에 180이닝 이상도 던졌다"며 목표 승수 15승과 함께 최대한 많은 이닝을 약속했다.

앤더슨도 "프로 무대에서는 한 시즌에 141⅓이닝(마이너리그)을 던진 게 최다 이닝"이라며 "한국에서 뛸 준비를 잘 해왔기에 투구 이닝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프로야구 KIA 운명 좌우할 외국인 투수 듀오와 장타력
앤더슨은 대포알 강속구에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고, 메디나는 싱커성 투심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설명했다.

앤더슨은 슬라이더 의존도를 줄이고 던질 수 있는 5개 구종을 완벽하게 제구하고자 스토브리그에서 노력해왔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부드러운 메디나의 투구폼을 보고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공신인 헥터 노에시가 떠오른다고 했다.

두 투수가 개인 최다 이닝을 올해 KBO리그에서 경신하면 김 감독은 소원을 쉽게 이룬다.

이를 가늠할 시험무대는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이달 말 열리는 국내 프로야구팀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게임이다.

프로야구 KIA 운명 좌우할 외국인 투수 듀오와 장타력
김 감독은 "두 투수가 한국의 끈질긴 타자들과 어떻게 맞붙는지를 봐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며 둘을 투손에서 열리는 세 차례 연습 경기에서는 아끼고 오키나와에서 내보내겠다고 했다.

KIA는 지난해보다 외국인 투수 선발을 한 달 이상 일찍 마쳤다.

작년에는 숀 놀린을 영입해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고 1월에야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2022년을 넘기기 전에 외국인 선수 계약을 완료했다.

영입에 어려움을 겪던 작년과 달리 이번엔 후보 대상에 있던 선수와 일찌감치 계약한 만큼 앤더슨과 메디나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두 투수가 KBO리그에 성공리에 뿌리를 내리면 KIA는 행복한 선발 고민을 한다.

케이시 켈리와 애덤 플럿코 원 투 펀치를 가동한 2022년의 LG 트윈스처럼 앤더슨과 메디나를 차례로 붙여 강력한 1, 2선발을 구축할 수 있다.

프로야구 KIA 운명 좌우할 외국인 투수 듀오와 장타력
선발 두 자리를 예약한 양현종과 이의리를 두 외국인 선수 사이에 기용하는 전법도 가능하다.

이러면 우∼좌∼우∼좌로 이어지는 보기에도 좋은 선발 로테이션에 3, 4선발이 모두 강해지는 이중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물론 앤더슨과 메디나의 등판 승률이 80∼90%에 달한다는 가정하에 그려볼 만한 최상의 시나리오다.

두 투수가 기대를 밑돌면 KIA는 교체 승부수를 일찍 띄울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선발 투수의 부상과 부진, 필승 계투조의 동반 부상으로 점철된 지난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자 서둘러 더 강한 외국인 투수를 뽑아오는 플랜 B도 구단은 고려 중이다.

프로야구 KIA 운명 좌우할 외국인 투수 듀오와 장타력
팀 장타력 상승도 외국인 선수와 연동된다.

KIA가 재계약한 외국인 타사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장타자라기보다는 교타자에 가깝다.

작년 KBO리그에 데뷔해 타율 0.311을 치고 대포 17개를 가동했다.

김종국 감독은 "진중한 성격에 스윙 메커니즘도 뛰어난 소크라테스가 다치지 않는다면 2년 차인 올해에도 잘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소크라테스가 더욱 진화한 타격 성적을 내면 KIA 타선의 응집력도 작년보다는 나아진다.

다만 홈런 등 장타가 터지지 않는다면, KIA는 대포 능력을 지닌 다른 외국인 선수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6월이면 타격과 출루율에서 붙박이 톱타자인 중견수 최원준이 상무에서 제대하기에 KIA 구단의 선택 폭은 넓어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