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앞에서 대표팀 첫 불펜 투구…43구 던지며 컨디션 점검
"선발이든 중간이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 다할 것"



[WBC 캠프] 양현종, 옛 스승 이강철 감독과 의기투합 "신인 때로 돌아간 듯"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베테랑 투수 양현종(35·KIA 타이거즈)과 이강철 감독(kt wiz)은 인연이 깊다.

2007년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당시 소속 팀 투수코치로 활동하던 이강철 감독에게 집중적인 조련을 받았고,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성장했다.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이 선수 시절 거둔 다양한 기록들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는 2022시즌 개인 통산 159승째를 거두며 이강철 감독(152승)을 제치고 KBO리그 역대 다승 3위에 올랐고, 통산 1천814개 탈삼진으로 이강철(1천751개) 감독을 넘어 개인 통산 탈삼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양현종이 자신의 기록을 깰 때마다 덕담과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제자를 응원했다.

2012년 이후 헤어졌던 이강철 감독과 양현종은 오랜만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곳을 바라본다.

이강철 감독은 사령탑으로, 양현종은 주축 투수로 2023 WBC에 나선다.

두 사람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오랜만에 합을 맞췄다.

이날 양현종은 대표팀 훈련 합류 후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했고, 이강철 감독은 뒤에서 투구 내용을 살폈다.

이강철 감독은 양현종이 공을 던질 때마다 "좋다!", "몸을 빨리 만든 것 같다"며 흥을 북돋는 말을 많이 했다.

[WBC 캠프] 양현종, 옛 스승 이강철 감독과 의기투합 "신인 때로 돌아간 듯"
불펜 투구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선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님이 많이 컸다고 말씀하시더라"라며 "예전 생각이 많이 난다.

감독님과 함께 운동한 기억이 떠오른다.

감독님은 지금의 날 보면서 많이 흐뭇해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불펜 피칭을 할 때 신인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더라"라며 "감독님이 기대를 많이 하시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의 대표팀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소속 팀에선 대체 불가한 선발 자원으로 활약하지만, WBC에선 불펜으로도 나설 수 있다.

양현종은 이에 관해 "감독님은 지난해 12월 중간 투수로 던질 수 있으니 준비하라고 주문하셨다"며 "선발이든 중간이든 다 준비 돼 있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BC 캠프] 양현종, 옛 스승 이강철 감독과 의기투합 "신인 때로 돌아간 듯"
이날 양현종은 직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총 43개의 공을 던지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는 이날 피칭에 관해 "최근 며칠 동안 날씨가 추워서 손이 건조했다"며 "오늘은 따뜻한 날씨 속에 편안하게 공을 던진 것 같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지는 공을 한두 개 정도 던졌지만 크게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WBC 공인구 적응에 관해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잘 모르겠는데, 커브가 (손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이 있다"며 "계속 적응해가면서 던져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WBC 캠프] 양현종, 옛 스승 이강철 감독과 의기투합 "신인 때로 돌아간 듯"
양현종은 후배들을 이끄는 선배 역할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소형준(kt), 구창모(NC 다이노스), 김윤식(LG 트윈스) 등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것을 물어보더라"라며 "특히 (구)창모는 한 시즌 동안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법을 궁금해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최대한 알려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