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력 전투준비태세 '불시훈련'…훈련 핑계로 ICBM 도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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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총국' 지도…명령 하달→발사 9시간 넘어 '기습발사' 무색
군, 미사일부대 전투서열·액체연료 '앰풀화' 기술 등 다각적 분석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올해 본격적인 도발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고강도 무력 시위를 예고했다.
이번에도 고각 발사 방식을 택해 정상각도(30~45도) 최대 사거리는 보여주지 않았으나 '불시훈련'을 내세워 위협을 높이려는 의도를 보였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미사일총국 지도로 ICBM '화성-15형' 발사 훈련을 했다.
미사일총국은 지난 7일 북한 매체 보도에서 그 존재가 처음 확인된 기관으로, 기존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 주로 언급되던 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나 국방과학 부문 등을 제치고 전면에 등장했다.
통신은 "훈련은 사전 계획 없이 18일 새벽에 내려진 비상화력전투대기 지시와 이날 오전 8시 하달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명령서에 의해 불의에 조직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의적인 기습발사훈련을 통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재확인 및 검증"하는 것과 함께 "핵무력의 전투준비태세를 각인"시키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ICBM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 등을 고려한듯 발사 훈련을 핑계 댄 것으로 분석된다.
또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들의 정확한 가동성, 반응성, 믿음성, 효과성, 전투성에 대한 확신과 담보를 입증"하는 목표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훈련을 사전에 예고하지 않고 불시에 내린 명령으로 기습적 발사 과정을 점검했으며, 무기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3일 실패했던 개량형 화성-15형을 다시 발사한 걸로 추정된다"며 2017년의 화성-15형 발사 때보다 탄두 중량을 줄이고 일부 엔진 성능을 개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3일 ICBM을 쐈으나 고도 1천920㎞, 비행거리 760㎞에 그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유사한 궤적을 보였고 이후 공개보도로 화성-15형 사진을 내놓으며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를 검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당시엔 발사 실패에 따라 마치 EMP(전자기충격파)탄을 쏜 것처럼 명분을 꾸몄을 것이라며 이번 미사일은 정상궤적 발사 시 기존 화성-15형보다 긴 사거리 성능을 가질 것이라고 봤다.
이날 북한이 밝힌 미사일 궤적은 정점 고도 5천768.5㎞, 사거리 989㎞였다.
다만 미사일총국 주도로 훈련이 진행된 점, 발사 명령과 실제 발사 시점의 간격이 크다는 점 등은 신뢰성을 검증했다는 북한 주장에 다소 의문을 품게 하는 요소다.
북한의 ICBM은 '전략군'이 운용하는데 이번 발사는 전략군이라는 군부대가 아닌 행정기관에 가까운 미사일총국이 지도한 점으로 미뤄 화성-15형이 여전히 시험을 거쳐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략군이 아닌 미사일총국 지도로 ICBM 발사 훈련이 진행된 것은 북한 미사일부대의 '전투서열' 변화로도 볼 수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전략군이 아닌 미사일 총국이 ICBM 부대를 지휘했다"며 "북한 미사일 부대의 전투서열 변화가 아닌지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발사는 오후 5시 22분께 이뤄졌으므로 명령서 하달 이후 9시간 22분이 소요됐고, 이만한 시간이 걸린 이상 '기습 발사'라고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발사 시간을 언급하지 않았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북한 ICBM의 기술 수준이 명령 하달 후 미사일 발사까지 9시간 22분이 소요되는 수준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5형의 연료 주입 시간이 상당히 길다는 관측과 함께 북한이 과거 주장했던 액체 연료를 미리 별도 용기에 채워두는 '앰풀'화가 실제는 진전되지 않았다는 해석 등이 제기된다.
북한은 이번 발사가 "적대 세력들에 대한 치명적인 핵반격 능력"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명령 이후 9시간이 지나 발사하면 반격에 해당하는 '제2격'(second strike)으로는 이미 효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2격은 공격받은 뒤 30∼40분 안에 진행이 가능해야만 상대방의 행동을 제약하는 '억제력'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은 ICBM을 오직 선제공격에 해당하는 '제1격'(first strike) 용도로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명령과 발사 시점의 간격이 큰 것은 맞지만, 처음부터 그 시간대 발사를 계획했거나 저녁에 쏜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다각도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군, 미사일부대 전투서열·액체연료 '앰풀화' 기술 등 다각적 분석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올해 본격적인 도발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고강도 무력 시위를 예고했다.
이번에도 고각 발사 방식을 택해 정상각도(30~45도) 최대 사거리는 보여주지 않았으나 '불시훈련'을 내세워 위협을 높이려는 의도를 보였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미사일총국 지도로 ICBM '화성-15형' 발사 훈련을 했다.
미사일총국은 지난 7일 북한 매체 보도에서 그 존재가 처음 확인된 기관으로, 기존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 주로 언급되던 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나 국방과학 부문 등을 제치고 전면에 등장했다.
통신은 "훈련은 사전 계획 없이 18일 새벽에 내려진 비상화력전투대기 지시와 이날 오전 8시 하달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명령서에 의해 불의에 조직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의적인 기습발사훈련을 통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재확인 및 검증"하는 것과 함께 "핵무력의 전투준비태세를 각인"시키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ICBM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 등을 고려한듯 발사 훈련을 핑계 댄 것으로 분석된다.
또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들의 정확한 가동성, 반응성, 믿음성, 효과성, 전투성에 대한 확신과 담보를 입증"하는 목표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훈련을 사전에 예고하지 않고 불시에 내린 명령으로 기습적 발사 과정을 점검했으며, 무기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3일 실패했던 개량형 화성-15형을 다시 발사한 걸로 추정된다"며 2017년의 화성-15형 발사 때보다 탄두 중량을 줄이고 일부 엔진 성능을 개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3일 ICBM을 쐈으나 고도 1천920㎞, 비행거리 760㎞에 그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유사한 궤적을 보였고 이후 공개보도로 화성-15형 사진을 내놓으며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를 검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당시엔 발사 실패에 따라 마치 EMP(전자기충격파)탄을 쏜 것처럼 명분을 꾸몄을 것이라며 이번 미사일은 정상궤적 발사 시 기존 화성-15형보다 긴 사거리 성능을 가질 것이라고 봤다.
이날 북한이 밝힌 미사일 궤적은 정점 고도 5천768.5㎞, 사거리 989㎞였다.
다만 미사일총국 주도로 훈련이 진행된 점, 발사 명령과 실제 발사 시점의 간격이 크다는 점 등은 신뢰성을 검증했다는 북한 주장에 다소 의문을 품게 하는 요소다.
북한의 ICBM은 '전략군'이 운용하는데 이번 발사는 전략군이라는 군부대가 아닌 행정기관에 가까운 미사일총국이 지도한 점으로 미뤄 화성-15형이 여전히 시험을 거쳐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략군이 아닌 미사일총국 지도로 ICBM 발사 훈련이 진행된 것은 북한 미사일부대의 '전투서열' 변화로도 볼 수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전략군이 아닌 미사일 총국이 ICBM 부대를 지휘했다"며 "북한 미사일 부대의 전투서열 변화가 아닌지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발사는 오후 5시 22분께 이뤄졌으므로 명령서 하달 이후 9시간 22분이 소요됐고, 이만한 시간이 걸린 이상 '기습 발사'라고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발사 시간을 언급하지 않았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북한 ICBM의 기술 수준이 명령 하달 후 미사일 발사까지 9시간 22분이 소요되는 수준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5형의 연료 주입 시간이 상당히 길다는 관측과 함께 북한이 과거 주장했던 액체 연료를 미리 별도 용기에 채워두는 '앰풀'화가 실제는 진전되지 않았다는 해석 등이 제기된다.
북한은 이번 발사가 "적대 세력들에 대한 치명적인 핵반격 능력"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명령 이후 9시간이 지나 발사하면 반격에 해당하는 '제2격'(second strike)으로는 이미 효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2격은 공격받은 뒤 30∼40분 안에 진행이 가능해야만 상대방의 행동을 제약하는 '억제력'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은 ICBM을 오직 선제공격에 해당하는 '제1격'(first strike) 용도로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명령과 발사 시점의 간격이 큰 것은 맞지만, 처음부터 그 시간대 발사를 계획했거나 저녁에 쏜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다각도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