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서머스 "3월 빅스텝은 시기상조…경제 갑자기 멈출 수도"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사진)가 미 중앙은행(Fed)이 향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 이상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이유다. 다만 오는 3월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은 이르다고 강조했다.

서머스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표된 미국의 1월 경제지표를 두고 “인플레이션에 대해 진정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미국 물가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아왔으나 큰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몇 달 안에 최종 기준금리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25%포인트 이상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4%로 시장 추정치(6.2%)를 웃돌았다.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월 전월 대비 0.7% 상승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미국 고용과 소비도 튼튼한 상태로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0.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서머스 교수는 Fed가 다음달 당장 빅스텝으로 회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경우) 경제가 갑자기 멈출 가능헝이 있다”고 우려했다.

서머스 교수는 “Fed는 지금 상황을 매우 겸손하게 봐야 한다”며 “강력한 선언으로 스스로를 구속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불확실성이 큰 만큼 Fed도 경제 상황을 지켜보며 유연한 대처를 내려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머스 교수는 2021년부터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예측했던 인사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