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3만원'?…"더이상 못 버텨" 인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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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술값 '또' 오른다
샐러리맨·서민들의 가장 친근한 회식 메뉴인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19일 서울 종로의 한 고깃집. 이곳에선 소주 한 병 값이 6000원이다. 지난해까진 지금보다 1000원이 싼 5000원이었지만, 출고가가 오르면서 소주 가격도 인상했다. 식당 주인은 올해도 소주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공급업체가 조만간 값을 올릴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와서다. 고깃집 사장 김 모씨(46)는 “소주 출고가 뿐만 아니라 월세, 최저임금 등이 모두 인상됐으니 가격을 올리지 않고선 버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피스 지역 인근에서 퇴근길 직장인들이 하루 시름을 달래며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치던 모습도 더는 ‘소소한 서민 풍경’이 아니다. 제조 회사가 출고 가격을 올린 데다 유통 과정을 거치며 판매점은 물론 식당에서 가격을 더 올려 잡아 체감 폭이 더 커졌다. 주세가 작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는 점도 소매시장에서 소주와 맥주 등 주류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작년보다 리터(L)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작년 L당 20.8원 오른 것보다 세금 인상 폭이 더 커졌다. 맥주 세금 인상은 통상 주류회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전기료 등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맥주 출고가 인상 요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높은 물가상승률(5.1%) 등을 고려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으로 주세를 올렸다"며 "주류값 상승은 주세 인상보다 원재료·에너지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소주의 경우 맥주처럼 주세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든다. 10개 주정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작년에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그런데도 지난해 상당수 주정회사는 주정 원재료인 타피오카 가격과 주정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회사 중 진로발효와 MH에탄올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66.6%, 6.0% 감소했다고 최근 공시하기도 했다.
올해 주정값이 작년에 이어 또 오를 가능성이 큰 이유다. 제병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은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랐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원가 부담 때문에 소주 출고가가 오를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주류업체들은 지난해 이미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3∼6년 만에 일제히 인상한 바 있다. 그런데도 계속되는 원가 부담에 주류업체들은 올해 역시 출고가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주류업체가 출고가를 인상하면 유통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사는 술 가격은 더욱 비싸질 수 있다.
소주의 경우 지난해 1병 출고가가 85원가량 올랐는데 마트와 편의점 판매 가격은 100∼150원 올랐다. 식당 판매가격 인상 폭은 이보다 더 컸다. 작년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음식값에 비해 술값이 올리기 수월한데다, 100원 단위보다는 500∼1000원 단위로 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있어 외식업주들은 다른 원가 부담까지 술값에 얹어 인상 폭을 크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출고가가 오르면 '연쇄 작용'이 이어진 끝에 식당에서는 '소주 1병 6000원' 가격표가 일반화할 수 있다.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선 소주 1병당 7000~8000원의 가격이 매겨질 수 있다. 한 30대 직장인은 ”지금도 밖에서 삼겹살 1인분에 소주 1병 마시면 2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술 값이 더 오르면 삼겹살 1인분에 소주 1병 비용이 3만원을 넘어설텐데 동료들과 저녁 한 끼 먹기도 힘들 것 같다“고 외식비의 부담을 나타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19일 서울 종로의 한 고깃집. 이곳에선 소주 한 병 값이 6000원이다. 지난해까진 지금보다 1000원이 싼 5000원이었지만, 출고가가 오르면서 소주 가격도 인상했다. 식당 주인은 올해도 소주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공급업체가 조만간 값을 올릴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와서다. 고깃집 사장 김 모씨(46)는 “소주 출고가 뿐만 아니라 월세, 최저임금 등이 모두 인상됐으니 가격을 올리지 않고선 버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피스 지역 인근에서 퇴근길 직장인들이 하루 시름을 달래며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치던 모습도 더는 ‘소소한 서민 풍경’이 아니다. 제조 회사가 출고 가격을 올린 데다 유통 과정을 거치며 판매점은 물론 식당에서 가격을 더 올려 잡아 체감 폭이 더 커졌다. 주세가 작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는 점도 소매시장에서 소주와 맥주 등 주류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작년보다 리터(L)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작년 L당 20.8원 오른 것보다 세금 인상 폭이 더 커졌다. 맥주 세금 인상은 통상 주류회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전기료 등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맥주 출고가 인상 요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높은 물가상승률(5.1%) 등을 고려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으로 주세를 올렸다"며 "주류값 상승은 주세 인상보다 원재료·에너지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소주의 경우 맥주처럼 주세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든다. 10개 주정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작년에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그런데도 지난해 상당수 주정회사는 주정 원재료인 타피오카 가격과 주정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회사 중 진로발효와 MH에탄올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66.6%, 6.0% 감소했다고 최근 공시하기도 했다.
올해 주정값이 작년에 이어 또 오를 가능성이 큰 이유다. 제병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은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랐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원가 부담 때문에 소주 출고가가 오를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주류업체들은 지난해 이미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3∼6년 만에 일제히 인상한 바 있다. 그런데도 계속되는 원가 부담에 주류업체들은 올해 역시 출고가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주류업체가 출고가를 인상하면 유통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사는 술 가격은 더욱 비싸질 수 있다.
소주의 경우 지난해 1병 출고가가 85원가량 올랐는데 마트와 편의점 판매 가격은 100∼150원 올랐다. 식당 판매가격 인상 폭은 이보다 더 컸다. 작년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음식값에 비해 술값이 올리기 수월한데다, 100원 단위보다는 500∼1000원 단위로 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있어 외식업주들은 다른 원가 부담까지 술값에 얹어 인상 폭을 크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출고가가 오르면 '연쇄 작용'이 이어진 끝에 식당에서는 '소주 1병 6000원' 가격표가 일반화할 수 있다.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선 소주 1병당 7000~8000원의 가격이 매겨질 수 있다. 한 30대 직장인은 ”지금도 밖에서 삼겹살 1인분에 소주 1병 마시면 2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술 값이 더 오르면 삼겹살 1인분에 소주 1병 비용이 3만원을 넘어설텐데 동료들과 저녁 한 끼 먹기도 힘들 것 같다“고 외식비의 부담을 나타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