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국이 러시아와 동맹을 맺으면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중국이 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독일 일간 디벨트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방점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있어 중국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현실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개전 이후 중국은 러시아의 침공을 공개 지지하지 않고 있지만 물밑에서 러시아를 지원한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은 우크라이나 편에서 러시아와 이란, 북한 등 일부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는데 여기에 중국이 가세하면 전쟁은 진영 간 대결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반서방 노선을 공식화하면 정치·경제·외교 등 전 분야에서 걸쳐 극심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때문에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이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국에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독일에서 왕이 국무위원을 만난 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며 "만일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한다면 이는 미중 관계에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에 대한 움직임이 포착됨에 따라 최악의 냉전 상황이 재발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20일 이에 대해 "거짓"이라며 강력 질타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러 관계에 대한 미국의 손가락질(비난)은 용납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