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은행주와 통신주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은 은행에 대해 '공공재', '돈잔치' 발언을 내놨다. 통신사를 향해서는 통신요금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기업의 실적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보니 투자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 지적에 은행·통신주 '휘청'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5거래일 동안 4대 금융지주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KB금융이 9.58% 하락한 것을 비롯해 신한지주 6%, 하나금융지주 5.71%, 우리금융지주 4.25% 밀렸다.

최근 은행주는 지난해 경영 실적 호조와 배당 확대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은행주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윤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연일 은행 때리기에 나서자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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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은행의 고금리로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며 은행권의 성과금 지급을 돈잔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15일에도 통신과 금융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므로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잇따른 정부의 압박에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세계 긴축 정책 장기화 속 방어주로 꼽혔던 통신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6.92% 하락했고 KTLG유플러스도 각각 3.58%, 1.18% 주가가 빠졌다.

윤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금융·통신 분야는 민간 부문이 서비스를 공급하지만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실질적인 경쟁시스템 강화를 위한 특단조치를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특히 "통신요금 구간을 세분화해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이 5G 중간 요금제 출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통 3사 모두 5G 중간 요금제를 운영 중이지만 소비자 단체와 정치권에서는 이들 요금제가 24∼30GB의 데이터를 제공해 중간 요금제라고 불리기에는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증권가, 은행·통신주 주가 전망 '긍정적'

서울의 한 전자상가에 보이는 이동통신 3사 로고.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전자상가에 보이는 이동통신 3사 로고.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은행주와 통신주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들 업종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은행 업종의 경우 올해 순이자마진(NIM) 개선 지속과 선제적인 손실흡수력 제고 노력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연초가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 반영 구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기대치 또는 그 이상의 환원정책이 실제로 실현돼 불확실성 축소되면서 주가 리레이팅이 이뤄질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 공익성 역할이 강조되는 등 규제 우려가 여전하지만 주주환원율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매수세를 유발하고 멀티플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존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말했다.

통신주는 올해도 무선통신 사업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휴대폰 교체주기가 확대되면서 1분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으로 기업간 거래(B2B) 사업의 실적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사들은 가입자에 특화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높이고 이탈률을 낮추게 된다. 한편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및 AI고객센터(AICC),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솔루션 등을 B2B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신사업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통신 3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1조32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챗GPT의 이슈로 갑자기 AI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으나 각 통신사들은 이미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1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