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제 유가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 방향에 따른 미국 달러화 가치 변동 등에 좌우될 전망이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3월물)은 지난 17일 전 장보다 2.7%(배럴당 2.15달러) 떨어진 배럴당 76.34달러에 마감했다. 지난주 WTI 선물 가격은 4.2% 떨어졌다. 브렌트유 선물(4월물)도 지난 17일 전 장보다 2.5%(배럴당 2.14달러) 떨어진 배럴당 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선물의 지난주 낙폭은 3.9% 떨어졌다.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지난주 국제 유가가 약세였던 이유는 Fed 매파(통화 긴축 선호)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주장 때문이다. 지난 16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3월 21~22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두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한정하도록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발언했다.

지난달 31일~이달 1일 열린 올해 첫 FOMC에 대해서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어야 할 경제적 요인이 많았다”며 Fed는 필요하다면 기준금리를 더 많이 인상할 수 있다고 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자신이라면 오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재 미국 기준금리(연 4.5~4.75%)보다 0.75%포인트 높은 연 5.25~5.5%까지 인상하는 걸 지지한다고도 했다. 메스터 총재와 불러드 총재는 Fed의 대표 매파로 꼽힌다.

이들은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이 없어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지만, 이들의 발언에 지난주 미국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국제 유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졌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 상승은 실질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며 수요를 약화시킨다.

공급 문제도 시장의 관심사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은 현재 원유 수출량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원유 재고도 8주 연속 늘었다. 미국 정부가 전략 비축유를 추가 방출하기로 한 점도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