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형태의 대체당. 사진=게티이미지
알약 형태의 대체당. 사진=게티이미지
한때 '이름이 생소해 시장성이 없다'며 홀대를 받았던 대체당이 최근에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ure)' 유행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단맛은 즐기면서도 저칼로리 식단을 유지해 건강을 관리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관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주로 음료·과자 등 가공식품의 단맛을 내는 원료로 쓰이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개인소비자들의 가정내 사용까지 늘면서 대체당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한 대형마트에서 감미료 매출 비중 가운데 대체당 비중이 설탕을 추월기도 했다. 17일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에 따르면 지난해 대체당과 설탕의 매출 비중은 54대 46으로 집계됐다. 대체당이 설탕보다 많이 팔린 건 스테비아, 알룰로스 등 '2세대 대체당'을 입점한 이후 최초다. 전년도 대체당과 설탕 매출 비중이 32대 68이었던 것에 비하면 대체당의 비중은 크게 늘고 설탕의 비중은 줄어든 것이다.대체당의 매출액 증가율 역시 설탕에 비해 가팔랐다. 지난해 설탕 매출액은 전년 대비 7%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대체당 매출액은 48% 증가했다.

대체당을 활용한 대표적인 가공식품인 저당 탄산음료 시장의 성장세 역시 대체당의 인기와 시장 성장 가능성을 방증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20년 2116억원, 2021년 4661억원, 2022년 950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한때 대체당의 입점을 꺼릴 만큼 관련 제품의 시장성을 낮게 평가했던 만큼 대체당이 시장에 자리잡는 속도에 놀라는 모습이다. 이마트트레이더스만하더라도 2017년 알티스트(구 바이오믹스푸드시스템)의 스테비아를 입점시키려했지만 이내 무산됐다. 내부에서 '이름이 생소한데다 적정 사용량 안내가 어렵다'는 이유로 시장성을 낮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2018년에야 제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고객이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대체당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경DB
고객이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대체당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경DB
대체당을 활용한 가공식품의 출시도 잇따르는 만큼 전통적으로 설탕을 취급해온 식품소재기업도 대체당 연구 및 생산에 힘을 주고 있다. 삼양사는 2016년부터 알룰로스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알룰로스는 건포도와 무화과, 밀 등에 존재하는 당 성분이다. 칼로리는 1g당 0.2kcal로 설탕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식품원료박람회 '2022 서플라이 사이드 웨스트'에 참가해 현지 식품 소재 유통업체에 알룰로스를 소개했다.

설탕 대신 대체당이 들어간 가공식품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가정에서도 대체당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B2C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비해 B2C 고객이 많은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기준 설탕의 매출 비중이 대체당 보다 높긴했다"며 "다만 대체당의 매출 비중은 2020년 대비 두 배로 높아져 30%를 차지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