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이 ‘간편결제 서비스 동맹’을 맺었다. 삼성페이 사용자는 네이버의 온라인 가맹점 55만 곳에서 삼성페이로 간편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오프라인 결제처가 턱없이 적었던 네이버페이는 신용카드 결제가 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삼성페이처럼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 네이버페이 결제가 가능해진다.

'페이시장 빅뱅' 오나…삼성·네이버 동맹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도입을 앞두고 국내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강자들이 손을 잡은 것이다.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이 국내 스마트폰과 페이 시장의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업무협약을 맺고 양사의 결제·월렛 부문에서 협업을 시작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사안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결제를 확대하고 싶어하는 네이버페이와 애플페이를 앞세워 국내 아이폰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애플에 대응해야 하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네이버페이는 가입자가 3150만 명에 달하지만 오프라인 결제에 쓰려면 불편이 컸다. 55만 곳이 넘는 온라인 가맹점과 달리 네이버페이 현장결제가 가능한 곳은 10만여 곳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QR이나 바코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협업에 따라 네이버페이도 신용카드 결제가 되는 전국 모든 가맹점에서 삼성페이처럼 갤럭시 폰을 갖다 대는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해졌다.

양사는 나아가 네이버페이 앱을 별도로 열 필요 없이 갤럭시 폰에서 바로 결제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의 할인·적립 혜택과 삼성페이의 간편한 사용성이 결합하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페이가 그룹사인 삼성카드 외 다른 금융 사업자와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르면 다음달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는 애플페이에 대응해 삼성이 국내 페이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팔을 걷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페이는 이용자 수가 5억 명을 훌쩍 넘는 글로벌 1위 간편결제 서비스지만 삼성페이가 자리 잡은 국내에는 10년간 도입조차 되지 못했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 격차로도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이 아이폰 이용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 불 보듯 뻔하다”며 “삼성전자로서도 이에 대응하려면 일단 삼성페이의 범용성을 높이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빈난새/정지은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