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49%, SK하이닉스 21%, TSMC 13%….

올 들어 국내외 주요 반도체주는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반도체 업황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지만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기대와 ‘챗GPT 열풍’ 등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 덕분에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다만 어떤 ETF를 고르느냐에 따라 수익률 격차는 2~3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2% vs 12%…반도체ETF 수익률 천차만별

“구성 종목 꼼꼼히 따져야”

20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ETF는 16종이다. 연초 대비 수익률이 제일 높은 상품은 ‘ACE 글로벌반도체톱4플러스 솔라액티브’로 32.1%를 기록했다. ‘TIGER 차이나반도체 팩트세트’는 12.38%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았다.

전균 삼성증권 ETP전략팀 연구원은 “반도체 ETF는 업종 전반의 강세 흐름을 동일하게 반영하지만 상품이 지역·국가·섹터별로 세분화돼 구성 종목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 ETF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 나스닥’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30대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수익률은 28.16%였다. ‘ACE 글로벌반도체톱4플러스 솔라액티브’는 메모리·비메모리·장비·파운드리 분야를 각각 대표하는 4대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쓴다. 삼성전자·TSMC·엔비디아·ASML 주식을 20%씩 담았다.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 중 한쪽 분야에만 투자하는 ETF도 있다. ‘ARIRANG 글로벌D램반도체 아이셀렉트’는 D램 시장 강자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25%씩 담고 있다.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는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편입 종목 22개 중 18개가 코스닥시장 상장사다.

전 연구원은 “다양한 반도체 ETF를 활용하면 지역, 섹터, 기업 규모 등에 따라 한층 세분화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패권경쟁 반영한 상품도

미·중 패권경쟁을 반영해 특정국 기업만 넣거나 뺀 상품도 등장했다. ‘TIGER 차이나반도체 팩트세트’는 중국계 반도체 회사에 투자한다. ‘KODEX 아시아반도체공급망 엑스차이나액티브’는 중국을 빼고 한국·대만·일본 기업만 모았다.

세계 반도체산업 전체에 분산 투자하고 싶다면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를 고려해볼 만하다. 편입 종목이 51개로 국내 상장 반도체 ETF 중 가장 많다. 한국 기업에 20%, 해외 기업에 80%를 배분했다.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대표적 ETF로는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가 있다. 두 상품 모두 SK하이닉스·SK스퀘어·DB하이텍 순으로 편입 비율이 높다. 삼성전자는 산업 분류상 정보기술(IT) 장비 기업이라는 이유로 제외했다. 반면 ‘TIGER Fn반도체톱10’과 ‘HANARO FnK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절반을 차지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