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가 회복할 거란 기대에 힘입어 20일(현지시간) 구리 선물 가격이 상승 마감했다. 세계 주요 구리 산지의 생산 차질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구리 선물(3월물)은 전 장보다 0.2% 오른 톤(t)당 6만9100위안에 손바뀜했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지난 주 4주일 만에 처음으로 주간 기준으로 상승 마감했다. ANZ 애널리스트들은 “구리 수요가 더 강해질 거란 신호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떠받쳤다”는 의견을 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선물 가격 동향>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선물 가격 동향>
시장에서는 중국의 수요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산업용 금속 수요가 적었던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리오프닝’을 해서다. 이 기대 때문에 연초 구리 등 산업용 금속 가격은 ‘랠리’를 했다가 조정을 거쳐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 기대도 있다. 미국 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중국 증시가 현재(보고서 발간 기준)보다 24%가량 급등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세계 경제가 침체를 면할 거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아직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이른바 ‘노 랜딩’ 시나리오가 부상하고 있다. 노 랜딩이란 경제가 경착륙(하드 랜딩)과 연착륙(소프트 랜딩)을 모두 피할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경기 침체를 피해 경제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구리 가격은 세계 실물 경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닥터 코퍼’라고 불린다.

페루, 인도네시아, 파나마 등 구리 광산에서의 생산 및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는 점도 구리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