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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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옛 한국야쿠르트)가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 인수를 코 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서 12년만에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hy가 메쉬코리아 인수로 안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선 창업자의 반발을 비롯한 내부 혼란을 진정시켜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유증을 통해 신주를 발행하는 대상은 hy다. hy는 지난 달 메쉬코리아에 600억원의 긴급자금을 수혈한 데 이어 이번에 200억원의 신주 인수로 총 800억원을 투자, 지분 66.7%를 확보하게 된다.

hy는 이번 임시주총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면 4월 말께 메쉬코리아를 최종 인수하게 된다.

hy의 국내 M&A는 지난 2011년 의료로봇업체인 큐렉소 인수 이후 12년 만이다. 해외에선 hy 계열 투자회사가 지난해 스페인 식품기업 GB푸드의 러시아 사업권을 인수한 바 있다.

hy는 메쉬코리아 인수로 물류 사업 역량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y 관계자는 "hy의 '프레시 매니저' 1만1000여명과 부릉 배송기사 2만여명의 서비스를 합치면 강력한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메쉬코리아의 정보기술(IT) 인프라와 hy의 기존 사업과 연계해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쉬코리아는 2021년 까지만 해도 잠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거론될 정도로 유망기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새벽배송,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 사업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유치에 실패하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회사의 영업적자는 2020년 178억원에서 2021년 36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메쉬코리아는 OK캐피탈로부터 유정범 창업주 지분(14.82%)과 김형설 메쉬코리아 대표(6.8%) 지분을 담보로 360억원을 대출했지만 대출상환을 하지 못했고, 결국 경영권 매각이 추진됐다.

업계에선 이번 임시 주총에서 hy의 신주 인수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hy가 긴급수혈을 하지 않았다면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 주주들의 지분은 휴지조각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유증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축소되겠지만 회사 정상화 이후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다시 검토해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메쉬코리아의 주요 주주는 네이버(18.48%)와 GS리테일(18.46%), 현대자동차(8.88%), 한국산업은행(1.8%) 등이다.

메쉬코리아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hy에 악재다. 창업주 유 전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메쉬코리아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hy로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여전히 메쉬코리아의 주주로 남아있는 유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 복권을 요구하며 현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