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 재건축, 해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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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임대주택을 재건축한다고 과거와 같은 임대주택을 짓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토지임대부 주택,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아파트 등 다양한 임대주택을 지을 것으로는 예상됩니다. 하지만 과연 현재 임대아파트가 가지는 문제점인 공실 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과거 물량만으로도 임대주택이 공실때문에 몸살을 앓았는데 지금보다 2.5배 수준으로 임대아파트가 늘어날 때 이 물량을 임대의 형태로 온전히 소화 가능할 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수도권 공공임대주택도 공실 어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공개한 공실률이 높은 10개 공공임대주택의 공실자료에 따르면 화성시 비봉면의 한 아파트의 경우 반이 비어 있습니다. 주변에 편의시설은 부족한데 임대주택만 지어지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좁은 면적은 임대주택 수요자들에게도 외면을 받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서 초소형 임대주택의 공실 현황을 점검하고 가구통합 리모델링 등 공실해소를 위한 대안까지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이 공실의 문제에서 허덕이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일차적으로는 저출산, 고령화에 있습니다. 인구감소에 따라 자연스럽게 임대주택의 미입주가 늘어납니다. 공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제는 빈집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전국의 빈집 숫자는 2015년 106만9000가구에서 2020년 기준 151만1000가구로 크게 늘었습니다. 전국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2%에 이릅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83만가구)가 단독주택(34만가구)의 2배가 넘습니다. 지방의 대학부터 학생 충원율이 떨어지듯 주택의 경우 임대아파트부터 빈집 문제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공공임대주택 재건축, 해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심형석의 부동산정석]](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Q.32694794.1.jpg)
시골의 빈 공간은 아름답지만 도심의 빈 공간은 우범지대화 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부터 짓는 모든 주택은 향후 빈집문제를 고려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하물며 공공임대주택은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단지 총량만을 판단해서 이뤄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 공공임대주택의 비중이 낮다는 이유가 지금 한국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도 임대주택을 공공에서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은 유지비도 많이 들고 슬럼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자 임대료 보조(주택바우처)로 선회했습니다.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은 이미 등장했습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서는 이를 반영하는 중입니다. 구로구 고척동의 최고 45층 높이의 초고층 임대주택 대단지, 국내 최대규모의 임대주택과 함께 대규모 상업시설, 복합행정타운, 공원 등 문화공간과 함께 조성되고 있습니다. 수요자에게 필요한 임대주택 또한 공공이 아닌 민간에서 공급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4년 또는 8년으로 공공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에 비해서는 비교적 짧은 임대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을 임대주택에서 편하게 거주한다는 것이 항상 좋지는 않습니다. 서민들의 자산축적은 내 집 마련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임대주택은 내 집 마련으로 가는 징검다리에 그쳤으면 합니다. SH의 임대주택 재건축사업이 자칫 임대주택 포퓰리즘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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