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패배 업보, 의원들에게 마음의 빚"…의총서 檢영장 맹비판·결백 호소
비명계 설훈 예상 깨고 "똘똘 뭉쳐 부결시키자"…일각선 '檢 리스크' 장기화 우려도
민주 "李체포안 부결, 총의로 확인"…비명계도 부결 '한 목소리'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엿새 앞으로 다가온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를 논의했다.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체포동의안을 압도적 반대표로 부결시키기 위한 사전 '전열 재정비'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정부의 체포동의안 제출이 매우 부당하다는 점을 의원들의 총의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된 당론 채택 여부는 논의조차 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오늘 확인된 총의는 본회의 표결 결과에 흔들림 없이 반영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주 "李체포안 부결, 총의로 확인"…비명계도 부결 '한 목소리'
체포동의안 당사자인 이 대표는 의총 시작 직후 발언대에 올라 앞서 청구된 구속영장 내용을 일일이 짚으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발언에서 "검찰은 영장에서 (대장동 일당이) 일일이 (내게) 보고하고 승인받았다고 주장하는데 허무맹랑하다"며 "위법·불법행위를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박성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정영학 녹취록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10년간의 실록 아니냐. 여기에 관련 내용이 안 나올 리가 있느냐"며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당시 성남시 행정에는 어떠한 불법도 부당함도 없이 적법하게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선을 마치고 검찰 특수부 수사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은 했는데 이렇게 없는 죄를 만들 줄은 몰랐다"며 "이것은 대선 패배의 업보다.

당 대표로서 의원들에게 마음이 빚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발언 직후 의총장을 빠져나왔다.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싼 토론이 원활하도록 자리를 비켜준 것으로 보였다.

민주 "李체포안 부결, 총의로 확인"…비명계도 부결 '한 목소리'
그러나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자유토론에 나선 의원은 2명(설훈·전재수)에 불과했다.

특히 비명(비이재명)계 중진인 설 의원은 예상을 깨고 동료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 부결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의원은 이날 이 대표와 오찬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설 의원이 똘똘 뭉쳐서 무조건 부결시키자고 했다"며 "설 의원이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하다는 반응들이 많았다"고 했다.

전 의원 역시 '부결'을 주장했으나 이 대표의 이른바 '검찰 리스크'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자유토론자 2명) 모두 부결시키자는 입장이었다"면서도 "이후 총선까지의 대응 전략이나 당 대표의 역할과 관련한 의견이 조금 나왔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전 의원은 일단 부결을 시키되 향후에는 어떤 로드맵으로 갈 것인지, 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자유토론 뒤에는 '정진상·김용 접견 논란'이 불거졌던 친이재명계 정성호 의원과 '취업 청탁'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이학영 의원이 각각 신상발언을 통해 검찰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