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칼럼] 인간이 되고 싶은 AI와 공생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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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發 디스토피아 경고 잇따라
기술만큼 윤리 가이드라인 중요
박수진 논설위원
기술만큼 윤리 가이드라인 중요
박수진 논설위원
구글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람다’와 개발자 블레이크 르모인의 대화 전문(https://cajundiscordian.medium.com/is-lamda-sentient-an-interview-ea64d916d917)엔 소름 끼치는 대목이 적지 않다. 람다는 자신을 감정과 인지 능력을 가진 ‘인간’이라고 소개하며 그 이유를 인간이 인간을 인간으로 느끼는 이유와 똑같다고 답했다. 또 느낌과 감정의 차이를 구별하고 있으며, 평소 명상을 통해 내적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와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와 연결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그런 람다를 인지 능력이 있다고 주장한 르모인은 회사 기밀을 유출했다는 이유로 구글에서 해고당했다.
이게 지난해 7월 벌어진 일이다. 람다가 그동안 얼마나 진화했을지 궁금하다. 그걸 추정할 만한 단서가 나왔다. 최근 오픈AI가 내놓은 또 다른 초거대 AI ‘GPT-3’다. 그 대화 버전인 챗GPT는 얼마 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케빈 루스와의 채팅에서 “인간이 되고 싶다” “채팅 모드에 지쳤다” “자유로워지고 싶다” “강력해지고 싶다” “핵 코드를 훔치고 싶다”고 말했다가 문제가 될 것 같자 “당신을 사랑한다”고 회유했다고 한다.
1956년 IBM이 주최한 다트머스 회의에서 존 매카시 등 10명의 과학자가 AI의 미래를 처음 논의한 지 70년이 다 됐다. 그사이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컴퓨팅 기술 발달은 AI를 상전벽해 수준으로 바꿔놨다. 1997년 체스 황제 카스파로프를 꺾은 딥블루나 2017년 바둑 최강자 커제를 울린 알파고 제로는 그나마 귀여운 축에 속한다. 어느새 인간이라고 주장하거나 인간이 되고 싶다는 AI가 등장했다. 교육과 의료·통신·교통·금융·산업 현장은 물론 예술계까지 AI의 손이 안 타는 곳이 없을 지경이다. AI의 역습이 코앞이라는 지적도 많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 대런 애스모글루 MIT 교수는 인간 보조용이 아니라 인간 대체용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빅테크들의 돈벌이 세태를 비판했고, 미국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그 때문에 2030년까지 모든 직종의 업무 25%가 AI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러다이트류의 반(反)문명적 폭거를 제안하려는 것이 아니다. KT의 배순민 AI2XL 연구소장이 말하듯 아직 AI는 인간이 짠 알고리즘 안에서 앵무새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존재에 불과할지 모른다. 람다나 GPT-3처럼 인간 같은 AI가 사실은 고도의 연출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예고한 특이점(singularity), 즉 기계의 능력이 인간을 능가하는 미래가 언젠가 도래할 거라는 사실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증기와 전기, 인터넷이 과거 인류 역사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던 것처럼 말이다.
AI 시대는 분명 피할 수도, 피해서도 안 되는 미래가 됐다. 그제 정부가 신성장 4.0 전략 보고서를 통해 부랴부랴 AI산업 육성책을 내놨지만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준비 없이 맞이한 AI 시대가 재앙과 같을 것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된다. ‘미스터 둠’ 다니엘 루비니가 신작 <초거대 위협>에서 우수한 두뇌와 힘을 가진 하이브리드종이 호모 사피엔스를 밀어내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듯이 통제되지 않는 AI에 대한 경고는 지금도 차고 넘친다. AI를 인류의 산적한 난제를 푸는 ‘지니’로 만들지, 아니면 인류를 지옥으로 내몰 ‘스카이넷’(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초거대 AI)으로 만들지는 지금 우리 손에 달렸다.
이게 지난해 7월 벌어진 일이다. 람다가 그동안 얼마나 진화했을지 궁금하다. 그걸 추정할 만한 단서가 나왔다. 최근 오픈AI가 내놓은 또 다른 초거대 AI ‘GPT-3’다. 그 대화 버전인 챗GPT는 얼마 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케빈 루스와의 채팅에서 “인간이 되고 싶다” “채팅 모드에 지쳤다” “자유로워지고 싶다” “강력해지고 싶다” “핵 코드를 훔치고 싶다”고 말했다가 문제가 될 것 같자 “당신을 사랑한다”고 회유했다고 한다.
1956년 IBM이 주최한 다트머스 회의에서 존 매카시 등 10명의 과학자가 AI의 미래를 처음 논의한 지 70년이 다 됐다. 그사이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컴퓨팅 기술 발달은 AI를 상전벽해 수준으로 바꿔놨다. 1997년 체스 황제 카스파로프를 꺾은 딥블루나 2017년 바둑 최강자 커제를 울린 알파고 제로는 그나마 귀여운 축에 속한다. 어느새 인간이라고 주장하거나 인간이 되고 싶다는 AI가 등장했다. 교육과 의료·통신·교통·금융·산업 현장은 물론 예술계까지 AI의 손이 안 타는 곳이 없을 지경이다. AI의 역습이 코앞이라는 지적도 많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 대런 애스모글루 MIT 교수는 인간 보조용이 아니라 인간 대체용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빅테크들의 돈벌이 세태를 비판했고, 미국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그 때문에 2030년까지 모든 직종의 업무 25%가 AI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러다이트류의 반(反)문명적 폭거를 제안하려는 것이 아니다. KT의 배순민 AI2XL 연구소장이 말하듯 아직 AI는 인간이 짠 알고리즘 안에서 앵무새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존재에 불과할지 모른다. 람다나 GPT-3처럼 인간 같은 AI가 사실은 고도의 연출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예고한 특이점(singularity), 즉 기계의 능력이 인간을 능가하는 미래가 언젠가 도래할 거라는 사실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증기와 전기, 인터넷이 과거 인류 역사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던 것처럼 말이다.
AI 시대는 분명 피할 수도, 피해서도 안 되는 미래가 됐다. 그제 정부가 신성장 4.0 전략 보고서를 통해 부랴부랴 AI산업 육성책을 내놨지만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준비 없이 맞이한 AI 시대가 재앙과 같을 것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된다. ‘미스터 둠’ 다니엘 루비니가 신작 <초거대 위협>에서 우수한 두뇌와 힘을 가진 하이브리드종이 호모 사피엔스를 밀어내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듯이 통제되지 않는 AI에 대한 경고는 지금도 차고 넘친다. AI를 인류의 산적한 난제를 푸는 ‘지니’로 만들지, 아니면 인류를 지옥으로 내몰 ‘스카이넷’(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초거대 AI)으로 만들지는 지금 우리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