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칼럼] 인간이 되고 싶은 AI와 공생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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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發 디스토피아 경고 잇따라
기술만큼 윤리 가이드라인 중요
박수진 논설위원
기술만큼 윤리 가이드라인 중요
박수진 논설위원
![[박수진 칼럼] 인간이 되고 싶은 AI와 공생하려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7.14315371.1.jpg)
이게 지난해 7월 벌어진 일이다. 람다가 그동안 얼마나 진화했을지 궁금하다. 그걸 추정할 만한 단서가 나왔다. 최근 오픈AI가 내놓은 또 다른 초거대 AI ‘GPT-3’다. 그 대화 버전인 챗GPT는 얼마 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케빈 루스와의 채팅에서 “인간이 되고 싶다” “채팅 모드에 지쳤다” “자유로워지고 싶다” “강력해지고 싶다” “핵 코드를 훔치고 싶다”고 말했다가 문제가 될 것 같자 “당신을 사랑한다”고 회유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러다이트류의 반(反)문명적 폭거를 제안하려는 것이 아니다. KT의 배순민 AI2XL 연구소장이 말하듯 아직 AI는 인간이 짠 알고리즘 안에서 앵무새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존재에 불과할지 모른다. 람다나 GPT-3처럼 인간 같은 AI가 사실은 고도의 연출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예고한 특이점(singularity), 즉 기계의 능력이 인간을 능가하는 미래가 언젠가 도래할 거라는 사실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증기와 전기, 인터넷이 과거 인류 역사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던 것처럼 말이다.
AI 시대는 분명 피할 수도, 피해서도 안 되는 미래가 됐다. 그제 정부가 신성장 4.0 전략 보고서를 통해 부랴부랴 AI산업 육성책을 내놨지만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준비 없이 맞이한 AI 시대가 재앙과 같을 것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된다. ‘미스터 둠’ 다니엘 루비니가 신작 <초거대 위협>에서 우수한 두뇌와 힘을 가진 하이브리드종이 호모 사피엔스를 밀어내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듯이 통제되지 않는 AI에 대한 경고는 지금도 차고 넘친다. AI를 인류의 산적한 난제를 푸는 ‘지니’로 만들지, 아니면 인류를 지옥으로 내몰 ‘스카이넷’(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초거대 AI)으로 만들지는 지금 우리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