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폴란드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40분부터 20분가량 폴란드 왕궁 정원의 쿠비키 아케이드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있어선 안 된다"며 "나토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분열되지도 지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린 나토의 모든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러시아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방은 러시아 파괴를 도모하지 않으며 러시아를 공격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에서 이번 전쟁과 관련해 연설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폴란드 및 우크라이나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방어약속을 재확인하는 한편 서방 안보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강하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 끔찍한 잔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미국과 동맹의 전폭적인 지원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옹호할 것이고 그렇게 했다. 민주주의를 옹호할 것이며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도 힘든 날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세계의 민주주의는 오늘, 내일, 그리고 영원히 자유를 수호할 것"이라며 미국과 동맹의 지원이 지속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국정연설을 의식한 듯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파괴를 추구하지 않으며, 공격하려는 음모를 꾸미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전날 의회 국정연설에서 서방이 전쟁을 획책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에 맞서 국익과 평화, 세계 질서를 수호하고 있다는 취지로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미국과 동맹들이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