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공포' 하락세 유가…공급 줄인 러시아·OPEC과 기싸움? [오늘의 유가 동향]

국제 유가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하락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18달러(0.2%) 하락한 배럴당 76.16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해당 기간 하락 폭은 3.98달러(4.97%)에 달한다.

4월물 WTI은 0.19달러(0.3%) 밀린 배럴당 76.3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2달러(1.2%) 떨어진 배럴당 83.05달러로 집계됐다. CNBC는 "브렌트유는 화요일 변동성 장에서 1% 이상 하락했다"며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가 공급 제한 전망을 압도하고 있는 데다 전일 상승분에 대해 이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장의 관심은 22일 나오는 2월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 쏠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용시장이 탄탄하고 물가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경제 지표가 잇따라 발표됐다. 이로 인해 Fed가 긴축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처럼 Fed의 긴축 우려가 강화됨에 따라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점 등이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제 시장에서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을 비싸게 만들어 수요를 억제시킨다. 미 달러화에 대한 주요 6개 통화 가치를 반영한 ICE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3%가량 오른 104.152에서 거래됐다.

또한 긴축 전망이 계속되면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해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시장에선 Fed가 오는 3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24%로 보고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오늘 장에서 유가의 움직임은 본질적으로 더 기술적인 것 같다"며 "긴축과 강달러에 대한 우려 등이 점점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급 부족 우려는 하방 압력을 일부 희석시켰다는 분석이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는 내달 원유 생산량의 약 5%인 하루 50만 배럴을 감축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와 정유제품 등에 가격 상한선을 부과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이다. 이와 별개로 러시아가 회원국으로 있는 OPEC+는 올해 말까지 원유생산량을 일일 200만 배럴 감축하기로 작년 10월 결정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