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독일에서 전기차 배터리 완제품을 생산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 미국에서 생산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경제부는 테슬라가 브란덴부르크에서 배터리 완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던 계획을 중단하고 미국에서 일부 생산 단계를 수행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냈다.

테슬라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 외곽에 지은 브란덴부르크 기가팩토리 인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연간 50기가와트시(GWh)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경쟁사 폭스바겐그룹의 독일 배터리 생산량(40기가와트시)을 능가하는 규모다.

그러나 계획을 전면 수정한 건 미국의 강화되는 ‘바이 아메리카’ 기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지난해 자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전기차 기업들에게 세금 감면과 소비자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미국이 지난해 제정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에는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내년부터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에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된 부품 비율을 50% 이상, 2029년부터는 100%로 높여야 보조금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브란덴부르크 경제부 장관은 “테슬라는 브란덴부르크 그루엔하이데에서 베터리 셀 부품 제조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미국의 세금 인센티브가 사업 조건에 더 유리했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추가 생산 단계를 우선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달 말 미국 네바다주 기가팩토리 인근에 36억달러(4조69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전기트럭 ‘세미’ 공장을 짓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는 신형 리튬이온 배터리인 4680 배터리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오스틴에도 4680 배터리 셀의 생산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