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에서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에서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북한의 지방 교화소(남한의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집단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각한 경제난으로 교화소에 돌아갈 식량이 부족한 데다 이마저도 당국자들이 착복하는 바람에 목숨을 걸고 탈출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평안도와 황해도 등 지방 교화소에서 수십 명의 수감자가 집단 탈출했다고 22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탈옥범들이 도주 과정에서 식량을 획득할 목적으로 강·절도뿐 아니라 살인까지 저질러 주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당국은 집단 탈출이 일어난 교화소 주변 지역에 대해 몇 달째 야간통행을 금지하고 불심검문과 숙박검열 등을 실시하며 탈옥범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탈옥범 체포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또 최근 2년간 평안남도 개천교화소를 포함해 북한 내 3곳의 지방 교화소에서 수감자 700여 명이 아사 혹은 병사했다고도 전했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난이 심화되자 교화소 배식이 매우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나아가 교화소 관리원들이 수감자용 식량까지 빼돌려 돈을 착복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화소 내 의료지원도 매우 열악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수감자들은 잦은 구타와 고강도 강제 노역에 고통받고 있지만 다쳐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으며, 교화소 안에서 전염병이 창궐해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북한의 교화소는 우리의 교도소에 해당하는 구금시설로,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총 19개의 교화소가 존재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