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기업 모나미는 추리소설 전문서점 미스터리 유니온과 ‘아트 미스터리’를 주제로 한 협업 전시를 콘셉트 스토어 성수점에서 이달 14일까지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미스터리 유니온’은 신촌 기차역 인근에 자리한 지역 서점이자 추리소설 전문 서점이다. 책방지기가 엄선한 전 세계 추리소설을 주로 취급한다. 독자들이 보다 더 친근하게 추리소설을 접할 수 있도록 북토크와 독서모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트 미스터리’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모나미 성수점에서 진행된다. 매장 내 마련한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서가 전시공간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미스터리 박스들을 진열했다. 박스에 쓰인 각각의 콘셉트 중 궁금한 미스터리 박스를 선택해 열면 미스터리 유니온이 주제에 맞게 큐레이팅한 도서를 만날 수 있다.매장 내 모든 책은 자유롭게 열람 가능하며 미스터리 언박싱을 통해 예술적 감성과 논리적 추리가 절묘하게 결합된 추리소설의 다양한 매력과 나만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 모나미 관계자는 “인간은 펜으로 생각이나 감정을 글로 표현하고 이를 책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착안해 북 큐레이션 서가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며 “늘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도심 속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의 재미와 쉼을 주는 체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마케팅에 집중하던 유통업계가 색다른 전략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소통과 경험을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이들을 겨냥한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은 소비자가 브랜드 활동 전반에 참여하는 소통형 마케팅인 게 특징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소비자가 스스로 '브랜드 앰버서더(홍보대사)'가 돼 소속감과 친밀감을 갖게 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국민 볼펜 모나미로 써 내려가는 나만의 이야기문구기업 모나미는 최근 소비자 참여형 프로젝트인 ‘모나미 15초 비디오 어워즈’를 개최했다. “나는 모나미로 ___한다”는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휴대폰으로 촬영한 15초 분량의 영상 콘텐츠를 응모하는 공모전이다. 영상 제작부터 수상작 선정까지 소비자 참여가 중심을 이루는 게 특징이다. 모나미의 대표 제품인 153볼펜, 프러스펜 등을 활용한 드로잉뿐만 아니라 기발하고 참신한 방식으로 모나미의 제품과 브랜드를 표현하면 된다.모나미는 소비자 참여 캠페인 일환으로 2018, 2019년 문구와 낙서를 좋아하는 어른을 위한 대회인 ‘어른이 낙서대회’를 개최했다. 프러스펜 아트 콘테스트, 모나미 서포터즈 활동 모나미 팬클럽 등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참여형 캠페인을 꾸준히 펼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모나미 관계자는 “이번 영상 공모전을 통해 모나미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내가 찍은 광고가 TV에 나온다?2001년 제품 출시 이후 누적 판매 66억 병의 기록을 달성한 국민 비타민 음료 광동제약의 ‘비타500’도 ‘온국민온에어’를 오는 8월 31일까지 진행한다. 기업과 국민이 함께하는 참여 유도형 캠페인으로, 응모를 통해 선정된 영상은 공중파 TV 광고로 온에어 된다.비타 500과 관련된 제품을 10초 분량의 가로형 영상으로 응모하는 게 핵심이다. 휴대폰 촬영 영상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선정 작품의 경우 TV광고 온에어 이외에도 참여 영상 광고 NFT 발행 지급, 전자제품, 비타500 1년 이용권, 10만원 상당의 이용권, 건강 선물 세트 등 푸짐한 상품이 제공된다.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아이스크림배스킨라빈스의 ‘BR NEXT ICECREAM CREATORS’ 콘테스트도 성공적 참여형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다. 참가자들은 가상 레시피를 통해 아이스크림 맛을 직접 선택하고, 시럽 및 토핑까지 3단계에 거쳐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스크림 만들 수 있다. 이 행사는 2주 만에 약 8만 명이 참여했다.이번 콘테스트는 참가자들이 아이스크림 이름과 콘셉트를 직접 정하게 해 재미를 더했다. ‘피치 못할 사랑’, ‘요거요거 딸기한데?’, ‘홍시야 생시야’ 등 이름만 들어도 아이스크림 맛이 연상되는 기발하고도 독특한 이름의 가상 레시피가 등장했다.SNS 인증 게시글이 1만 회 이상 업로드되는 등 소비자 인증 이벤트도 활발했다. 대국민 투표로 총 3만7867표를 기록해 1등 수상작으로 선정된 ‘내가 아인슈페너?!’는 오는 9월 배스킨라빈스 이달의 맛 정식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많은 관심과 참여는 브랜드에 대한 소속감 제고로 이어진다”며 “이는 곧 기업의 가치를 함께 완성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볼펜은 1960년대 초까지 귀했다. 볼펜 하나 만드는 데 고도의 기술이 요구됐다. 이전까지 연필과 만년필로만 글씨를 써야 했던 한국에서 누구도 선뜻 볼펜 개발에 나서려는 회사가 없었다. 만년필이 주류였던 1963년, 심 끝에 금속 구를 단 국산 볼펜이 등장했다. ‘모나미153’이다. 잉크가 필요 없는 볼펜의 등장은 ‘필기구 혁명’이었다. 누구나 볼펜 한 자루를 들고 다니며 마음껏 쓰고, 마음껏 그릴 수 있는 세상. 이 세상을 연 건 ‘쓰는 것의 혁명’을 가져온 문구기업 모나미의 창업주 고(故) 송삼석 명예회장이다. 1962년 열린 국제 산업박람회에서 일본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볼펜의 편리함에 반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무(無)에서 有(유)를 창조하는 도전정신으로 세상에 없는 제품을 개발하자.” 쓸 것의 혁명 가져온 ‘모나미’모나미가 세상에 나오는 데는 꼬박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모나미’는 프랑스어로 ‘내 친구(mon ami)’라는 뜻. 모나미153이란 이름은 사내 공모로 정해졌다. 당시 회사에 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운 직원들이 많아 모나미란 말이 친숙했다. 모나미153 한 자루의 출시 당시 가격이 15원이었던 점과 물감, 파스에 이어 이 회사의 세 번째 상품이라는 뜻을 담아 ‘153’을 뒤에 붙였다.제품을 개발하는 데 볼펜 팁(볼펜 앞쪽의 뾰족한 부분)과 금속 구를 정밀 가공하고 잉크의 점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등 예상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가 요구됐다. 송 명예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개발에 몰두하며 장애물을 하나씩 뛰어넘었다.검은색과 흰색이 조합된 육각 형태의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인 모나미153은 회사의 상징이자 사무용품의 대명사가 됐다. 모나미의 전신인 광신화학공업은 모나미153의 성공에 힘입어 1974년 증권거래소에 상장, 사명을 아예 모나미로 바꿨다. 1978년 모나미153의 한 해 판매량은 12억 자루에 이를 만큼 전성기를 달렸다. 지금까지 ‘국민 볼펜’ 자리를 지키며 최근 누적 판매량 44억 개에 육박하는 스테디셀러로 등극했다. 로마 바티칸에도 모나미 볼펜이모나미는 반세기 넘는 긴 역사를 품고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볼펜을 넘어 예술적 감각을 적용한 명품 필기구로 진화 중이다. 2014년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겐 ‘153 피셔맨’ 볼펜을 선물한 일도 있다. 153 피셔맨은 물고기를 잡는 어부의 모습을 스테인드글라스 방식의 세라믹 공정으로 새겨 넣은 최고급 볼펜이다. 이 제품은 바티칸 박물관, 천주교 서울대교구, 경기 용인 모나미 본사에 한 자루씩 전시돼 있다. 전 세계 세 자루밖에 없는 볼펜이 화제를 모으며 그해 말 모나미는 153 피셔맨을 모티브로 제작한 고급 볼펜 ‘153 리스펙트’ 한정판을 출시하기도 했다.153 피셔맨은 약 100일에 걸친 수작업 공정을 통해 완성됐다. 주재료는 순은을 사용하고 백금 도금으로 표면을 마감했다. 40년 경력의 금속공예 전문가인 손광수 명장이 제작을 주도했다. 모나미는 당시 교황 방한 일정에 맞춰 기획부터 제작까지 총괄하는 전담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블랙&화이트 모나미는 잊어라모나미의 혁신 DNA는 현재진행형이다. 모나미153 디자인을 모티브로 디자인과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8년 전 니켈과 크롬을 입힌 메탈 보디를 적용한 ‘153 리미티드’를 시작으로 모나미153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고급 볼펜 ‘153 아이디’(2014년), 다양한 색상으로 개성을 강조한 ‘153 네오’(2015년) ‘153 네온’(2020년), 3·1절을 기념해 출시한 ‘153 ID 안중근’ ‘153 ID 이육사’(2021년) 등 프리미엄 모나미 볼펜만 20여 종에 달한다.엄마 아빠의 필기구였던 모나미는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더 열광한다. 1963년 서울 성수동 공장에서 탄생한 모나미의 역사를 담아 지난 2월 성수동에 ‘모나미 팩토리’를 주제로 모나미스토어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장 콘셉트를 살려 브릭, 우드, 메탈 소재를 사용했다. 이곳에선 잉크 랩을 통해 다양한 색상의 잉크를 조합, 나만의 만년필 잉크 DIY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완성된 잉크 레시피는 나만의 이름을 붙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두고 그 컬러를 언제든 추가로 살 수 있다.모나미는 다른 분야와 협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글로벌 하이패션 브랜드 아더에러와 협업한 ‘블루 펜’ 프리미엄 에디션은 무광 메탈 소재의 모나미153에 아더에러의 시그니처 색상인 제트블루를 적용했다. 정보기술(IT) 액세서리 전문기업 엘라고와 협업한 ‘모나미×엘라고 애플펜슬2 케이스’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를 추구한 사례로 평가받는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